日도 교사 지원자 급감, 50년만에 잔업수당 4%→10% 올린다

2024-04-22 16:35
장시간 노동, 낮은 급여, 학부모 갑질 등으로 교사 지원 급감
교사들 "급여 뿐 아니라 업무량도 줄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가 장시간 노동과 낮은 급여로 지원자가 점점 줄고 있는 공립학교 교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교사들에게 잔업 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는 일부 급여를 50년 만에 2배 이상 올리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21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의 자문 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 특별 부회에서 ‘교직 조정액’을 기본급의 4%에서 10%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초안을 만들었다.

이번 급여 인상안에 대해 도쿄도내 중학교에서 학생주임을 맡고 있는 48세 여성은 “다소 근무 실태에 맞는 급여액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직 조정액 인상은 각종 수당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추산에 따르면 40세 초・중등 교사의 경우 교직 조정액이 기본급 대비 10%가 되면 매월 수입이 2만 4000엔(약 21만 4400원) 늘어난다. 각종 수당 증가분까지 합치면 연 수입이 40만 5000엔(약 361만 8000원) 정도 증가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교직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잔업 수당 대신 잔업 시간과 무관하게 교직 조정액을 일률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그간 교직 조정액이 근무 실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정액 기준은 일본 공립학교 교사 급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72년 이후 바뀌지 않았다. 이 조정액도 1966년 당시 월 평균 8시간 정도였던 잔업시간에 근거해 정해진 것이다. 

문부과학성이 2022년 시행한 실태 조사에서는 정부에서 정한 잔업 시간 상한선인 월 45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교사의 비율이 초등학교는 65%, 중학교는 77%에 달했다.

요미우리는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는 학교 현장은 ‘블랙 직장’으로 인식되면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초·중·고 학교에서 교사 채용 경쟁률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인데, 특히 초등교사 경쟁률의 하락세가 크다. 장시간 노동을 비롯해 ‘몬스터 페어런츠’로 불리는 악성 학부모의 갑질로 인해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사가 비인기 직종으로 전락했다. 2000년에 12.5배였던 공립 초등학교 채용 경쟁률이 2023년에는 사상 최저인 2.3배까지 떨어졌다. 경쟁률 저하는 교사의 질 저하로도 이어진다.

다만 요미우리는 교직에 우수한 인재가 모이려면 처우뿐 아니라 노동 환경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짚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급여 개선뿐 아니라 업무량도 줄이지 않으면 교사 부족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재원 확보도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에서 교사 급여는 중앙 정부가 3분의 1을 부담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교부세 등을 활용해 지급한다. 교직 조정액이 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 방안대로 인상하게 되면 약 2100억엔(약 1조8761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중앙교육심의회는 오는 5월 중에 2025년 통상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고 2026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