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시외버스 보조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2024-04-22 10:08
매년 수 백억원 지원해도 버스회사는 재정난…실제 운행 횟수도↓
도민 교통편의 확보 위한 교통정책 수립 여론 '비등'

전북 시외버스[사진=김한호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시외버스 업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음에도 버스회사는 만성적인 재정난에 허덕이는 데다 정작 도민들은 터미널 폐쇄와 운행 횟수 감축에 따른 교통 불편을 받고 있어서다.
22일 전북특별자치도 및 도의회에 따르면 매년 도가 시외버스와 관련해 지원하는 예산은 2018년 115억원, 2019년 126억원, 2020년 167억원, 2021년 185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에 시외버스 보조금은 328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와 올해도 보조금은 170억원, 172억원에 달한다.
보조금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으로는 비수익노선 손실금액이다.
지난 3년간 도가 5개 시외버스 회사에 지원한 비수익노선 손실금액은 2021년 163억원, 2022년 201억원, 2023년 168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매년 지원되는 수백억원의 보조금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들었다.
오현숙 도의원(녹색정의당·비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시외버스 회사의 실제 운행 횟수는 723회에 불과하다. 이는 인가된 1048회에서 무려 325회가 감소한 것이다.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인 버스 터미널 폐쇄도 심각하다.
김제시 원평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 2021년 3월에 문을 닫았고, 남원 반선터미널은 오래 전에 폐업했다.
2021년 폐업한 정읍 신태인터미널은 정읍시에서 직영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 1월 폐업을 선언한 인월지리산터미널은 남원시와 경남 함양군의 노력 끝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급증하고 있다.
이병도 도의원(민주당·전주1)에 의하면 시외버스 전체 노선 중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이 2015년 55%에서 2022년에는 92%까지 늘었다. 215개 노선 중 수익을 내고 있는 노선은 17개에 불과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아도 전체의 89.2%가 비수익 노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로 인한 승객 감소, 유류비, 인건비 등 차량유지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버스회사의 재정난도 커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2021년 경영수지 분석 및 운송원가 검증용역’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0년 5개 버스업체의 총 부채는 456억7307만원, 부채비율은 283.28%에 이른다. 도민 교통편의 확보 및 버스업계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효율적인 보조금 지원이 이뤄져야 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병도 도의원은 “시외버스 보조금 집행에 있어 명확한 집행기준을 가지고 버스업계의 정상화와 도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즉각 합당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