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오르자...갱신계약 때 60%는 보증금 올렸다 

2024-04-22 09:37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갱신계약 때 보증금을 올려 받은 비율도 상승했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중 갱신계약이 1만260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갱신계약이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8%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작년에는 갱신계약 비율이 매달 25∼29%로 3분의1 수준에 못 미쳤으나, 올해 들어서는 1월 31%, 2월 39%, 3월 35%, 4월 36% 등으로 30%를 웃돌았다. 갱신계약 비중이 확대된 것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자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가는 것보다 기존 전셋집에 계속 사는 것을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 입주물량이 줄면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8건으로 지난해 초(5만4666건) 대비 44%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으로 1만 가구를 밑돌았다. 

갱신계약 가운데 전세보증금을 기존 계약보다 증액한 비중도 작년 대비 상승했다. 올 들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1만2604건 중 보증금을 올려 받은 계약은 7154건을 기록하며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작년(46%)에 비해 11%p 오른 것이다. 

반면 보증금을 낮춘 계약은 29%로, 지난해 41%보다 낮아졌다. 보증금을 동결한 계약은 15%로 작년(1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증액 갱신 비중은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90%에 달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지난해에는 4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증액 갱신 비중은 올해 작년 11월 50%, 12월 52%, 올해 1월 54%, 2∼4월 58% 등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선 전셋값이 최근까지 꾸준히 오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구별로 살펴보면 종로구(71%), 서대문구(68%), 마포구(65%), 영등포구(63%), 양천구(62%) 등의 증액 갱신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