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공 가로챈다고?"…양창호 해운협회 부회장 '바다의 날' 유공자 후보 논란

2024-04-18 06:00

한국해운협회가 협회 임원을 바다의 날 기념 '해양수산발전 유공' 정부포상을 위한 후보로 추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중심이 된 인물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이다. 업계에선 양 부회장이 자격 요건에 미달한 데다, 협회 임원이 회원사를 대신해 상을 받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을 한다. 

17일 해양수산부는 '제29회 바다의 날' 기념 해양수산발전 유공 정부포상을 위한 공개검증용 후보자 명단에 양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양 부회장이 '바다의 품' 운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재직 등의 공로로 추천됐다고 적혀 있다. 바다의 품은 2022년 해운협회가 톤세 제도를 통해 절감한 세금 중 5%를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다.

그러나 지난해 초 부임해 양 부회장이 상을 받기엔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2022년 바다의 품 설립 추진 당시는 양 부회장은 취임하기도 전이었고, 선사들이 주축이 돼 재단 기금을 출연했기 때문에 이들의 공로가 더 크다는 것이다. 

특히 협회 임직원의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해운협회의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해운협회는 해운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으로, 선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집단이다.

해운협회 의결기구에는 장금상선, 고려해운 등 9개 선사 대표와 해운협회 사무국 임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사무국 측에선 양 부회장이 가장 높은 직책을 맡고 있다. 반면 정부 포상은 본인 추천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어 협회의 의사결정권자가 정부포상 추천 대신 수상을 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번 포상 추천 공고에는 '정부포상 업무지침'에 따라 "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언론보도 또는 소송·민원제기 등의 논란" 등이 있는 자는 추천에서 제한된다고 명시돼 있다. 양 부회장은 과거 KMI 항만시스템연구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고 언론보도된 바 있다. 당시 해외출장을 가지 않고서도 출장비를 반납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인사조처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협회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존재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의 회비가 쓰이는 곳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해운협회 측은 "역대 임직원이 은탑훈장 등을 받은 경우는 있다"면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 [사진=한국해운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