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자의 금융알리미] 인공지능에 빠진 보험업계…손해사정‧연체독촉도 AI로

2024-04-16 06:00
AI 시스템 통해 업무 효율성·정확성 개선
틀린정보 확산 등 대비 위한 규제 필요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보험업계는 AI를 통해 원스톱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 중이며, 앞으로 연체 독촉 등 모든 보험 관련 고지가 AI 음성봇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부품청구서 이미지를 전산·문자화하는 AI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앞서 자동차수리비 자동견적 시스템 'AOS(Automobile repair cost On-line Service)알파' 등을 개발한 보험개발원은 이번 AI 시스템 개발을 통해 손해사정 업무를 자동화한다.
 
보험개발원에서 개발한 AOS알파는 사고 차량의 사진을 보고 부품 종류, 손상 심도 등을 AI가 판독해 예상 수리비를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각 보험사에 보급돼 있으며 손해사정 담당 직원들이 보상업무에 활용 중이다. 부품청구서 전산화 AI시스템이 개발되면 AOS알파에 적용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은 AOS알파 등을 통해 원스톱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원할 것"이라며 "지금은 부품청구서를 팩스 등으로 받고 있는데, 시스템이 개발되면 업무 효율성·데이터 정확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보험사기 적발 11만명…AI 통해 보험사기 고위험군 탐지
보험사기가 점점 늘어가는 상황에서 보험사는 사기 적발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164억원이며 적발인원은 10만9522명이다. 전년 대비 각각 346억원(3.2%), 6843명(6.7%)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엔 사전탐지 예측 기능을 강화해 시스템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AI가 보험사기 유형과 사례를 학습하고 보험사기 의심 건에 대한 위험도를 점수화한다. 이를 통해 보험사기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탐지를 강화한다.
 
현대해상도 자체 보험사기 방지시스템(Hi-FDS)을 운영하고 있다. 발생한 자동차 사고 데이터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AI가 각 사건의 보험사기 가능성을 분석한 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건을 현장 조사관들에게 알려준다. 또한 DB손해보험의 DB T-시스템, 한화생명의 AI 자동심사 시스템 등 보험사는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예방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 소비자 보호장치 갖추면 연체 독촉도 AI로
AI가 활용될 곳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보험 관련 고객 안내‧고지 등에서 AI 음성봇 활용도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동의를 받고, 적절한 보호장치를 갖출 경우 AI 음성봇으로 납입연체 고객 대상으로 독촉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을 지난달 내놨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보험모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음성봇을 통한 텔레마케팅(TM) 모집과 해피콜을 허용한 바 있기에 앞으로 모든 고지가 AI 음성봇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AI를 활용하는 보험사는 점점 늘고 있다. KB손해보험과 화재보험협회는 이날 'AI 기반 위험예측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특약 출시를 위해 AI 전문 스타트업과 손잡았다. 한화생명은 AI를 이용해 500만건의 보험금서류를 분석해 특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AI가 편향되거나 틀린 정보를 제공할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보가 퍼지는 속도가 빠른 현재 사회에서 틀린 정보의 확산은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적절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보험업계에서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생성형 AI 시대, 보험산업의 AI 활용과 과제’ 보고서에서 보험업계가 AI 시장 성장에 주목하고 규제 마련 등 선제적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AI 관련 규제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AI 활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적절한 규제 도입은 필수지만,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보험산업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