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정론 고조...中 외교부 "미국에 역할 촉구"
2024-04-15 11:24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中 우려 표명
이란 '강력 규탄'한 G7과 대조
"이란 지지한다" 中누리꾼 동정론
이란 '강력 규탄'한 G7과 대조
"이란 지지한다" 中누리꾼 동정론
중국 정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사실상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대변인 명의 발표를 통해 "중국은 현 상황이 격화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각 관련 당사자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이번 위기의 격상은 가자지구에서 빚어지고 있는 충돌이 외부로 확산되는 최신 현상"이라며 "급선무는 (가자지구 즉각 휴전을 골자로 지난달 25일 통과된) 유엔 안보리 2728호 결의를 확실히 이행해 가자지구 분쟁을 하루빨리 수습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이란의 공습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은 주요 7개국(G7) 정상이 강력히 규탄하며 이스라엘에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 성명을 발표한 것과 비교됐다.
중국에서는 이란에 대한 동정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뉴스가 발표된 지 몇 시간 만에 1억4000만건 이상의 클릭수와 2만3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다고 미국의소리(VOA)는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발발했을 당시 중국 누리꾼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론이 힘을 얻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중국 외교부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행위에 대해 규탄하지 않고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만 밝혔다. 서방국이 하마스의 침공을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중국은 그간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이 쇠퇴하는 가운데 중동에서 경제적 이익과 외교적 입지를 확대해왔다. 특히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이 역효과를 내는 틈을 타서 중국이 중동 지역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의 미미한 정치적 영향력으로 평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최근 이란이 무인기(드론)를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배후에 중국 공급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도 커졌다. 미국 상무부는 이달 초에도 이란의 드론 생산에 부품을 조달했다는 이유로 중국 선전 자스보과기라는 업체를 수출통제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수백 대의 미사일과 드론을 이스라엘 본토에 쏘며 전면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앞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 데 따른 보복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앞서 11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이란을 설득해 달라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요청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강력 규탄하며 이란·시리아의 주권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