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환경보호와 관련해 '홈런'을 날린다. 시는 이달부터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높은 야구장에서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선다.

11일 시는 4월부터 잠실야구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38개 식음료 매장에 다회용기를 본격 도입해 올 시즌에만 플라스틱 폐기물을 약 24t 줄일 계획이다. 야구장 내 일회용기 소비를 보면 2021년 전국 야구장에서 폐기물이 3444t 발생했고 이 중 잠실야구장은 86.7t을 배출됐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시는 앞으로 매장들에 컵, 그릇, 도시락 등 모양과 사이즈가 다양한 다회용기 10종류를 구비하도록 하고 구장 곳곳에 반납함 20개(2층 11개, 3층 9개)도 비치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사용된 용기는 서울 지역 자활센터에서 수거해 세척작업을 거치고 시민 안전을 위해 일반적인 민간위생 기준(200RLU)보다 10배 엄격한 20RLU(Relative Light Unit·오염도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로 유지하도록 주기적인 위생검사도 실시한다. 

시는 서울시의회와 서울 연고 구단인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를 비롯해 다회용기 제작을 지원하는 아람코 코리아, 수거·세척을 수행하는 서울지역자활센터협회, 잠실구장 내 식음료 판매사인 아모제푸드와 함께 12일 '잠실야구장 다회용기 운영 업무협약식'을 맺는다.

시는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행정적 지원과 홍보를 맡고, 서울시의회는 폐기물 감축 관련 조례 제·개정 등 입법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다회용기 사용 협약을 통해 4월부터 오는 11월 시즌 종료 시까지 일회용품 대신 약 80만건에 이르는 다회용기 사용으로 30개 이상 일자리 창출과 플라스틱 폐기물 약 24t 감축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잠실야구장에 다회용기 도입 사업을 실시한 뒤 향후 타 체육행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범 사업 성격 차원에서 일회용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잠실야구장을 선정해 실시하게 됐다"면서 "사업 결과를 검토한 다음 향후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이나 FC 서울 경기가 열리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연고 구단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미래와 환경보호를 향한 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잠실야구장이 친환경적인 스포츠 관람문화를 선도함으로써 서울의 매력을 더하는 장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