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독일 총리 내주 방중...中, 유럽과 밀착 강화하나

2024-04-09 11:41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유럽에 중국 견제 노선에 합류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유럽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며 미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앞서 '친중' 행보로 논란을 일으켰던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방중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은 이를 통해 유럽과 더 밀착한다는 계획이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14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정상 방문한다. 숄츠 총리는 충칭에 있는 독일 수소엔진 업체를 방문한 뒤 상하이로 이동해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지멘스, 머크 등 기업 CEO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슈테피 렘케 환경장관, 젬 외즈데미어 농림장관, 폴커 비싱 교통장관 등도 동행할 예정이다. 슐츠 총리의 정상 방문에 각 분야 장관이 다수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독일의 중국 밀착 행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연구소의 추이훙젠 연구원은 이에 대해 "자동차 산업을 넘어 신에너지와 바이오 등 양국의 분야별 협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고, 허즈가오 중국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연구원은 "숄츠 총리의 이번 방중은 중국과의 실용적 협력을 유지하겠다는 독일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숄츠 총리 방중은 2022년 11월에 이어 두번째다. 당시에도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간 숄츠 총리는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는 등 친중 행보를 보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도 방중에 앞서 숄츠 총리는 전날 틱톡 계정을 개설하고 집무실을 담은 13초짜리 동영상을 올리면서 호의적인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독일의 대중국 직접투자액은 119억 유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서방의 대중국 견제에도 독일은 중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뿐만이 아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7일 프랑스를 방문한 데 이어 12일에는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등 유럽과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이 유럽에 한층 강화된 대중국 압박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5일(현지시간) EU와 벨기에 루뱅에서 제6차 무역기술협의회(TTC) 장관회의에서 중국 반도체 견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 데 이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8일 네덜란드를 방문해 ASML에 중국에 장비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 것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9일 논평에서 "중국과 유럽은 서로 경쟁하지만 협력하는 부분이 훨씬 더 크고, 서로 이견이 있지만 합의된 내용이 훨씬 더 많다"면서 "중국은 유럽과의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는 데 큰 인내심을 갖고 있으며 시종일관 건설적인 대화로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