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그만둬, 조"…美 영부인도 가자정책에 반대

2024-04-04 18:18
"무고한 인명 손실에 비통…민간인 보호해야"

질 바이든 여사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남편에게 ‘당장 그만하라’며 반대 의견을 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무슬림 공동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비공개 백악관 초청 행사에서 질 여사가 최근 가자지구 분쟁과 관련해 “그만 해요. 당장 그만둬요, 조”(Stop it, stop it now, Joe)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살리마 서스웰 흑인무슬림리더십협의회(BMLC)의 설립자는 영부인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강한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에 놀라 대통령의 언급을 받아 적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질 여사 사이에 가자지구 분쟁과 관련한 이견은 없다고 해명했다. 대통령 역시 영부인만큼 민간인 피해에 분노했으며, 질 여사가 이스라엘에 하마스 대응 노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 여사의 공보 책임자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는 성명에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부인도 구호 인력을 겨냥한 공격과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무고한 인명 손실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있다"며 "그들 모두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질 여사는 과거 미국의 해외 분쟁 개입에 반대해 왔다. 장남 보 바이든이 2003년 델라웨어주 방위군에 입대해 2008년 이라크에 파병된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질 여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한 바 있다.
 
2022년 겨울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업적을 누군가가 칭찬하자, “그는 내 아들을 전쟁터에 보냈다”며 질 여사가 감정적으로 반응해 놀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남 보는 1972년 교통사고로 숨진 바이든 대통령의 첫째 부인 소생으로, 2015년 뇌종양으로 숨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7년 질 여사와 재혼했다. 질 여사는 이후 낳은 딸 애슐리를 첫째 부인이 낳은 장남 보, 차남 헌터와 함께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