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명문대 입학은 수도권 출신 많아…지방출신과 격차 증가
2024-04-03 18:32
사립중학교 입시 경쟁이 명문대 입학 격차로 이어져
2008년 리먼쇼크 이후 격차 급증
2008년 리먼쇼크 이후 격차 급증
한국 못지않게 일본 역시 명문대 합격자 중에는 도쿄 등 수도권 출신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방과 수도권 출신의 합격자 수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서 명문으로 평가받는 옛 ‘제국대학’ 합격자 중 도쿄권역, 즉 사이타마, 지바, 도쿄, 가나가와 소재 고등학교 졸업생이 2008년에 비해 1.7배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시험이 시작된 1990년부터 2023년 입시까지 합격자수를 집계, 지역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일본에서 명문으로 평가받는 옛 ‘제국대학’은 도쿄대,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규슈대, 도호쿠대, 홋카이도대 등 7개 대학으로, 이들 대학 입학 정원은 총 1만9000명 정도다.
특히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리먼 쇼크가 불어닥친 2008년 이후부터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도쿄권 고교 졸업생 합격자 수는 1.7배 늘어난 데 반해 지방 출신 합격자는 같은 기간에 약 2천명 줄었다.
이처럼 도쿄권역 출신 고교생의 옛 제국대 합격자가 급증한 이유는 도쿄대 이외 도호쿠대와 홋카이도대 등 지방에 있는 명문대학의 합격자 가운데 도쿄권역 출신 학생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쿄권역 고교 합격자수 증가의 배경 중 하나로 사립 중학교 입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일본에서는 2002년부터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이른바 ‘유토리(여유) 교육’을 실시한 결과 전반적인 학력 저하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도쿄권역 학부모들이 공립중학교 대신 사립중학교를 선호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지방 출신 학생이 도쿄권으로 진학하기 어려운 환경은 이어지고 있다. ‘도쿄지구 사립대학 교직원 조합연맹’이 2022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받는 생활비 금액은 1994년에 가장 높았다가 2022년에는 이보다 3만 6300엔(약 32만원) 줄어든 8만 8600엔(약 79만원)이었다.
마쓰오카 료지 류코쿠대 교육사회학과 교수는 “부모가 고학력・고소득이어서 사회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은 아이들은 대학진학에도 강한 의욕을 가지기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지방의 고등학교에서 상위권 대학에 도전하는 아이들이 더욱 줄게 되면 대학 진학 의욕 조차 생기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