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급 상승세 '카카오'...불법밀수·기후변화 탓
2024-04-02 18:25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생산량 부족이 지목됐다. 급격한 생산량 부족은 주요 산지 내 비정상적 시장관행과 기후변화 등 환경적 요인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솟은 가격에 대해 미 공영라디오매체 NPR은 코코아 가격이 "비트코인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코아 선물 5월 인도분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종가 기준 톤당 1만28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일 종가가 2019달러였으니 1년 만에 약 3.5배 치솟은 셈이다. 특히 올해 1분기에만 2배 이상 오르면서 급작스러운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연달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코코아 가격 급등 원인으로는 생산량 감소가 꼽힌다. NPR과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주요 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코코아 생산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국제코코아기구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시즌의 코코아 입항량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 35% 감소했다. 코코아는 한 해에 2번 수확하는데, 당해 10월과 이듬해 초에 각각 1번씩 가격이 매겨지는 식이다. 이에 올해 초 가나코코아위원회는 2023~2024년 코코아 수확량이 2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해 부족한 생산량이 42만5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산지의 생산량 부족 원인으로는 기후변화 등 환경적 요인과 투기 세력의 개입 등 시장적 요인이 거론된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산지에서는 코코아 관련 전염병 때문에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한다. 가나 전체 코코아나무 가운데 60%만 생산이 가능하다고도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코트디부아르에서도 최근 가뭄과 일조량 부족으로 공급량이 더 줄고 있다고 한다.
밀수와 투기 등 시장 관행이 가격을 왜곡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월 가나코코아위원회는 코코아 공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생산국에서 주변 국가로 밀수가 만연한 관행을 지목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가격 상승으로 인해 투기 세력이 유입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치솟은 가격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초콜릿 회사 마스(mars)의 전 코코아 사업 책임자였던 존 아멘트는 NPR에 "코코아는 빨리 생산할 수 없다"며 "이 가격은 한동안 전보다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부분의 초콜릿 업체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마스나 등 대표적인 초콜릿 업체들은 초콜릿바 크기를 줄이거나 초콜릿 대신 사탕을 지급하는 등의 '임기응변'을 내놓고 있다고 NPR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