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범죄 피해 영상 24만5000건 삭제…20대 이하 피해자 75%

2024-04-02 14:57
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 발표
피해·가해자 관계, 채팅 상대 등 일시적 관계 37.8% '최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여성가족부. 2023.06.2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지난해 성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삭제한 피해 영상물이 24만5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2일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피해 양상과 피해 지원 현황 등을 분석한 '2023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받은 피해자는 총 8983명으로 전년(7979명) 대비 12.6% 증가했다. 상담 지원, 삭제 지원,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 총 지원 건수는 27만5520건으로 전년(23만4560건) 대비 17.5% 늘었다. 

피해 영상물 삭제 지원은 24만5416건으로 전체 지원 건수 중 89.1%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상담 지원이 10.2%, 수사·법률 지원 연계가 0.6%, 의료 지원 연계가 0.1%로 파악됐다.

피해자 총 8983명 중 여성은 6663명(74.2%), 남성은 2320명(25.8%)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보편화한 저연령층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2209명, 24.6%)와 20대(4517명, 50.3%)가 전체 중 74.9%인 6726명에 달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를 살펴보면 채팅 상대나 일회성 만남 등 일시적 관계가 3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상(22.9%), 모르는 사람(20.8%), 친밀한 관계(9.7%), 사회적 관계(8.5%), 가족관계(0.3%) 등 순이었다.

피해 유형은 유포 불안(31.3%), 불법 촬영(20.1%), 유포(18.7%), 유포 협박(18.3%) 순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1명당 평균 1.6건으로 중복 피해를 경험했다.

삭제 지원을 한 피해 영상물 유포 건수를 플랫폼별로 살펴보면 성인 사이트가 46.7%로 가장 많았다. 검색 엔진(29.9%), SNS(14.5%), 커뮤니티(5.1%) 등이 뒤를 이었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과 수사 기관 요청에 의한 영상물 등 당사자나 신고자 요청 없이도 삭제한 사례는 전체 삭제 건수 중 21.6%로 확인됐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삭제 건수는 전년 대비 2.5% 늘었고, 수사 기관과 연계한 신원 미확인 피해자 지원 건수는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피해 발생 이후에는 영상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와 함께 피해자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에 대한 '잊힐 권리' 보장을 위해 국내외 관계 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