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사업 확대하는 현대차…전용기 확대 검토

2024-04-02 10:49
신기종 'BBJ 737-8' 운항 조종사 채용 공고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의 전용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톱3 완성차업체이자 전동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정 회장의 글로벌 주요 사업장과 공급망 현장 점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보호무역 장벽과 지정학적 위기로 주요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 회장의 대외 행보도 숨가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구매한 전용기(Gulfstream 650ER)와 더불어 예비기종으로 BBJ 737-8 기종까지 운항할 수 있는 조종사 채용에 나섰다. 

내·외 항공사에서의 기장(PIC) 경력과 총 비행시간 7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보유한 조종사가 채용 대상이다. 대한항공의 부기장 채용 기준이 1000시간 비행을 한 조종사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의 조건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보유한 여객기는 총 2대로 BBJ 737-700과 G650ER 각각 1대씩이다. 737-8 기종의 구매를 확정짓지 않았지만 기존 737-700이 제작된 지 11년된 데다 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글로벌 출장이 잇따르자 향후 전용기 추가 도입을 대비해 조종사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잉에 따르면 BBJ 737-8의 항속거리는 1만1970㎞이며 실내 공간은 95.2㎡ 규모다. 이는 737-700(82.1㎡)보다 넓은 수준이다. 가격은 7000만~8500만 달러(약 948억~1151억원)를 웃돈다. 지난해 사들인 G650ER의 가격은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걸프스트림의 G650ER보다 최신 기종이자 고효율 기종으로 꼽혀 민간 항공사들의 주문이 잇따르는 기종으로 꼽힌다.  

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전용 여객기와 헬기를 이용해 해외와 국내 주요 사업장의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 인도, 싱가포르, 영국 등에 방문했고 올해도 유일한 중남미 생산거점인 브라질에 들렀다. 정 회장은 공식 행사가 아니더라도 태국과 튀르키예 같은 핵심 거점을 둘러보기 위해서 조용히 출장에 나서고 있다. 1대 보유한 헬기(S-76D)를 이용해서는 경영진의 경우 울산공장 등 국내 주요 사업장을 오가고 있다. 2008년 제조된 헬기(S-76C) 1대는 처분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3위 완성차업체로 도약하면서 정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 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에서 전용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곳은 현대차 정도이며 임대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전용기 유지비용보다 해외 현장점검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 오너의 경영전략이 녹아든 결정"이라고 말했다. 
 
BBJ MAX 8 [사진=보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