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1구역 이어 한남5구역까지···'황제 재개발' 수주경쟁 사라지나
2024-04-02 19:00
고금리·공사비 상승에 수익성 악화
시공사 무혈입성 가능성 높아질 듯
핵심지역 정비사업장 잇단 유사사례
시공사 무혈입성 가능성 높아질 듯
핵심지역 정비사업장 잇단 유사사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좋은 입지로 시공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기대되던 한남5구역이 예상과 달리 수주전 없이 시공사 무혈입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한강변, 강남3구 등 핵심 지역 정비사업장에서도 시공사들의 수주 경쟁을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은 오는 9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거친 후 5월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현재까지 한남5구역에 명확한 수주 의지를 보이는 건설사는 DL이앤씨 한 곳뿐이며, 시공사 간 경쟁구도는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이 지난달 26일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합이 개최한 간담회에도 DL이앤씨와 대우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5개사만 참여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은 이번 간담회에 불참했다.
비슷한 시기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한남4구역과는 다른 분위기다. 최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한남4구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자사 건축물 홍보 투어를 진행했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와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포스코이앤씨는 강남구 자곡동 '더샵 갤러리'에서, 현대건설은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브랜드 강점과 시공 역량 등을 홍보했다.
만약 DL이앤씨가 5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할 경우 1차 입찰은 유찰된다. 2차 입찰까지 단독 참여 시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조합원들은 시공자 선정 일정이 밀리고 시공사 간 경쟁입찰이 사라져 다양한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는 점 등을 우려 사항으로 꼽는다. 한남5구역 조합원 A씨는 "수주 경쟁이 있어야 아무래도 시공사가 제안하는 사업조건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게 현실"이라며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하게 되면 시공사가 제시하는 높은 공사비 수준을 맞춰줘야 하는 상황이 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노량진뉴타운 최대어로 평가받던 노량진1구역도 수주 경쟁 없이 두 차례 단독 입찰 끝에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맺게 됐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는 세 차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해 최근 공사비를 올려 4차 입찰 공고를 냈지만, 아직까지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시공사는 한 곳뿐이다.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은 건설사 미참여로 유찰되자 공사비를 증액했지만 두번째 입찰도 유찰됐다.
한편 한남5구역은 '황제 재개발'로 불리는 한남뉴타운에서도 최상급 입지로 꼽힌다. 한강 조망권이 가장 넓고 대부분 평지 지형으로 시공 난이도가 높지 않으며, 용산공원과도 인접해 있다. 재개발을 통해 최고 23층, 2555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