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개선' 상호변경 카드 택한 상장사…효과 있을까

2024-03-27 16:30
기업가치 제고, 주력 사업 강화 목적
"테마 편승, 이미지 세탁 의도 유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도 간판을 바꿔다는 상장사들이 적지 않다. 사명을 변경해 새 사업 방향을 알리는 모습이다. 사명 변경에 나선 곳들은 사업 목적도 새로 추가하면서 체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데다 이미지 세탁에 활용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6일에만 코스닥시장에서 세 기업이 상호변경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커머스마이너는 딥마인드플랫폼으로 상호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변경 사유는 사업 다각화다. 이 회사는 2022년에도 경남제약헬스케어에서 커머스마이너로 변경했었다.

경남제약 및 케어플러스 제품 등 건강기능식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온라인커머스가 주력 사업이다. 그러나 이번에 커머스마이너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도 추가했다. 기존에 없던 캐릭터 및 버츄얼 캐릭터 개발, 연예인 및 버츄얼아이돌 매니지먼트업, 연예대행 보조업 등을 추가했다.

알톤스포츠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알톤으로, 오션브릿지는 기업성장 전략 강화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티이엠씨씨엔에스로 변경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렇듯 상호변경은 통상 기업가치 제고, 주력 사업 이미지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한다.

해성티피씨의 경우 해성에어로보틱스로 변경한다. 특히 해성티피씨는 경영권이 매각되면서 방산 로봇업체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사업 목적에 로봇·로봇부품·로봇 자동화기계 제조 판매, 산업용, 연구용, 군사용, 전문서비스용 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제작·판매 및 수출입, 항공 관련 수출입 등을 추가 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상호를 변경했다. 현대미포조선은 HD현대미포로 변경해 HD현대그룹 계열사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롯데정보통신이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바꾸면서 자율주행자동차를 활용한 유상운송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삼성E&A로 변경했다.

상호를 변경한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뛰는 건 아니다. 해성씨피티는 경영권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사명 변경과 사업 목적 추가로 정기주주총회 당일인 25일 주가가 9% 넘게 상승했지만 이와 다른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22일 거래소에서 사명 변경이 적용된 당일 한울소재과학은 6.31% 하락 마감했다. 바이옵트로는 엔피엑스(NPX)로 이름을 바꾼 당일 1.98% 하락했다. 문제는 엔피엑스가 3분기 매출액이 3억원 미만으로 나타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돼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라는 점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방향 구체화 등을 목적으로 하지만 테마에 편승하거나 '이미지 세탁용'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명을 바꾸거나 신사업을 추가하는 경우 '테마성' 사업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이용해 주가를 띄우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