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북일 납북자 문제 인식차 여전, 北담화는 한미일 분열 의도"
2024-03-26 13:49
아사히, "일본 정부 신중한 분위기"
요미우리,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일 인식차 드러나"
요미우리,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일 인식차 드러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별도로 북일정상회담을 제의했다고 한 데 대해 26일 일본 매체들은 북일 간 납북자 문제에 대한 인식차가 여전히 크며 한미일 협력을 분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북한과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해 견해차가 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북일 정상회담이 납북자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게 되면 일본에서 강한 비판이 일 수 있어 정상회담을 해도 위험 요소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의) 의도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소개하면서, 북한 측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아사히신문은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3월과 5월, 일본 정부 관계자가 북한 조선노동당 관계자와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비공개 접촉했고, 회담에서는 일본 정부가 정부 고위 관리를 평양에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꺼낸 ‘또 다른 경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는 내각 관방과 외무성 관계자 등 복수의 경로로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김 부부장의 전날 담화에 대해 납북자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일본의 인식 차이가 다시 한번 드러나게 됐다면서, 납북자 문제 해결 전망 없이 정상회담에 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일본 여당 내에 뿌리 깊게 퍼져 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일 정상회담을 하려면 북한 무기 개발에 간섭하지 말고 일본 정부가 회담을 통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부부장의 담화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은 12명 중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