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소년 40.8%, 사이버폭력 노출…디지털 혐오 표현 경험도 늘어

2024-03-26 09:58

방송통신위원회의 모습. [사진=아주경제DB]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40.8%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로는 소폭 감소한 수치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청소년·성인 총 1만6868명에게 실시한 2023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 9218명, 성인 76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40.8%, 성인 8.0%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력 가해와 피해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전년 대비 청소년은 0.8%p, 성인은 1.6%p 감소한 수치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정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면서 완전한 일상 회복이 이루어져 온라인 활동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사이버폭력의 가·피해 경험은 청소년·성인 모두 남성이 많았다. 특히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의 비중이 높았다. 청소년은 온라인 게임(48.3%), 성인은 문자와 인스턴트 메시지(64.2%)를 통해 가장 많은 사이버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청소년과 성인 모두 메타버스 상에서의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이 전년 대비 증가(청소년 1.9%, 성인 3.5%)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사이버폭력의 가해 동기는 청소년은 '보복(38.6%)', 성인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26.4%)'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사이버폭력 가해 후 사안의 심각성이나 죄의식을 더 많이 인식하면서도 놀이 또는 유희적 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전년에 비해 증가(17.2%)했다.

아울러 청소년의 14.2%, 성인 11.7%가 디지털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 디지털 혐오 표현은 국적·인종, 종교, 성소수자, 장애, 성별, 신체·외모, 다문화, 노인·특정세대, 저소득층, 학벌·학력, 지역, 정치성향에 대한 비하 발언을 일컫는다. 또 청소년 10.0%, 성인 15.0%는 디지털 성범죄를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의 대상과 주제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에 추진해 오던 사이버폭력인 언어폭력, 명예훼손 등에서 디지털 혐오 표현, 딥페이크(가짜뉴스), 메타버스 윤리교육 등으로 교육 주제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성인들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89.3%로 높은 반면,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경험률은 10.4%로 90.1%의 청소년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직장인 등 성인 대상의 디지털윤리 교육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