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국익외교 차원에서 북중러 밀착 막아야"
2024-03-20 15:02
"남남 갈등, 총선 개입이 김정은의 노림수"
"북의 거친 언어 이면에 있는 전략 파악하고 한 발 앞서 나가야"
"북의 거친 언어 이면에 있는 전략 파악하고 한 발 앞서 나가야"
20일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적의 친구는 협력 대상'이란 제목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북한 김정은이 단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로 남한을 겁박하며 '수도(서울) 붕괴'를 운운했다"며 "감정적 대응, 남남(南南) 갈등, 더 나아가 총선 개입이 바로 그의 노림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좌충우돌하는 거친 전쟁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략적 목표 하에 강온 전략을 쉴새없이 구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의 거친 언어 이면에 있는 그들의 전략을 파악하고 한 발 앞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들어 한미일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지만 북은 끊임없이 균열을 노리고 있다"며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로 '이래도 한국을 도울 거냐'고 미국과 일본을 협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이 결단하면 새 미래"라고 일본에 손을 내밀기도 한다. 미국과도 외교적 접촉의 문은 열어놓고, 내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바랄 수도 있다. '한국 고립전략'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으로선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도 협력의 틈새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며 "북한은 중국-러시아 관계 강화에서 활로를 찾는 형국이다. 한국은 국익외교 차원에서 북중러가 밀착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 시장은 "패권경쟁 중인 미국도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고, 일본도 나름 치밀한 대중 관계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적의 적은 친구이듯 적의 친구 또한 협력의 대상이다. 북의 최우방국 쿠바와 최근 수교한 것처럼 또다른 외교적 쾌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이 같은 글은 지난 18일 북한의 김 위원장이 서부지구 포병부대 사격훈련을 지도하며 남한 타격을 시사한 것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적들에게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앙적인 후과를 피할 길 없다는 인식을 더 굳혀놓을 필요가 있다"고 군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중러 밀착을 막아야 한다는 대목은 하반기에 치러질 미국 대선, 최근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끝난 러시아 대선 등을 두고 정부에 외교 노선을 조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