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APFF]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5년내 '지적 노동' 재정의된다… 금융에 최대 변화"
2024-03-20 14:23
"짧게는 5~6년, 길게는 20년 사이 우리가 '지적 노동'이라 해 온 많은 일이 기계로 자동화하면서, 우리가 지적 노동을 재정의하고 새로 평가하는 시기를 맞을 것입니다. 금융은 그 중심에서 가장 큰 변화 맞게 될 분야라고 봅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에서 'AI가 가져올 금융산업의 미래 : 생성 AI 모멘트'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과거 기계의 음성 인식, 언어 이해는 초기 연구 단계부터 인간의 수준에 이르기까지 20년 이상이 걸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개발자의 코드 작성 같은 작업조차 인간 수준에 도달하는 데 2년이 채 걸리지 않고 있다"며 "그 이면에 2017년 개발된 AI 알고리즘 '트랜스포머'가 있으며, 국내외에서 몸값이 천정부지 올랐던 대규모 개발자 채용 움직임은 사라지고 이들 조직은 AI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트랜스포머를 활용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이 챗GPT뿐아니라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서비스로 전 세계서 출시되고 경쟁한다"며 "말과 음성만 생성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결합해 텍스트에서 영상까지 생성하는 '멀티모달 AI'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를 가진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 기술, 인재 모든 면에서 우리와 엄청난 격차로 1등이 미국, 2등이 중국으로 꼽히는데 국내 기업들이 이들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 업종에서도 고도화하고 있는 AI 기술을 받아들여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그에 따르면 15세기 인간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금융 1.0' 시대부터 1970년대 메인프레임 기반으로 전산화한 '금융 2.0', 1990년대 ATM부터 모바일 앱에 이르는 사용자 셀프서비스 형태 '금융 3.0'으로 진화하기까지는 여전히 인간이 금융 거래를 전담하거나 주도했다. 하지만, AI로 달라지는 '금융 4.0' 시대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예상된다.
2030년까지 금융, 보험, 환 등 모든 거래의 30%가 AI 기반 알고리즘 거래(AI Quant)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소비 패턴과 성향을 분석해 더 개인화한 투자·대출 상담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연중무휴 대기·중단 없는 AI 상담 서비스가 운영돼 기존 고객센터와 협력하고 인간 상담사 전문성이 강화한다. 금융 파생상품과 선물 등 복잡한 투자의 위험을 예측해 관리하고 대응한다.
인간 전문가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AI 자산관리사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신용거래와 보험 분야 부정거래를 실시간 탐지하고 대처하는 데도 AI가 투입된다. 개인 생활 패턴, 기업 투자 활동 등으로 위험 예측 기반 보험료를 책정하고 보험사 이익을 높이는 지능형 보험이 설계된다. 금융 소비자의 개인 특성에 맞춤형 마케팅을 집행해 고객 관계 관리를 강화하는 솔루션도 구현된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 사무실과 집에 컴퓨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 듯이 5년 뒤에 AI 없이 업무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통한 자동화, 이에 기반한 다양한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짧으면 15년, 길면 20년 안에 (주당) 근무 시간이 24~28시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미래 교육은 AI가 맞춤형 교재를 만들어 아이들이 그걸 공부하고 선생님은 코치와 상담자 역할을 하게 되며, 의료 영역에서 진단과 처방은 AI 역할이 되고 의사 선생님은 환자와 가족의 걱정과 궁금한 점을 놓고 상담하는 역할로 일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한순간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AI는 이런 식으로 모든 직업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 사회로 진입이 본격화하는 한국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하는 일도 시급한 상황이다. 20년 뒤 노동인구 40% 가량이 줄어들어 적은 노동인구가 두 배로 늘어나는 복지 수요 인구를 지원하는 여러 재정의 적자가 예견된 상황이다. 이 대표는 "(노동인구 부족을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하기 위해) 앞으로 100년간은 지적 노동의 자동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