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의회 '파행' 속 추경 의결 무산…고양페이·꽃박람회 등 차질 불가피

2024-03-19 15:58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 노릇 고양페이 중단…시민 비판'
'꽃박람회 개최 차질…국제 대회 개최도시 자긍심 먹칠'

고양특례시청[사진=고양특례시]


고양특례시의회가 파행 끝에 399억원을 증액하는 1차 추경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하고 18일 회기를 마무리했다.

시의회는 회기 첫날인 지난 4일 제282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시가 제출한 399억원 규모의 1차 추경 예산안을 상정도 하지 못한 채 시일만 보내다 이날 자동 폐회됐다.

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 분야 예산 61억원 등이 포함된 추경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랑 상품권(고양페이) 할인 비용 61억원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분야 예산 집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번 추경안에 편성된 고양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등 연구 용역비(8억원), 국립통일정보자료센터 부지 설계 변경비(8억원) 등의 사업도 당분간 정상 추진이 어렵게 됐다.

특히 지역사랑 상품권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만큼 예산 확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도내 31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사업이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사업은 정부와 경기도가 국·도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자체가 예산을 매칭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불가하다.

또 이번 추경 예산 불발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 개최에도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 대회 개최도시로서의 자긍심에 먹칠을 하게 됐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매년 해외 30개국의 대사급 주요 내빈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로, 올해는 다음 달 26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회가 지난 본예산에서 산하기관까지 업무추진비를 일괄 삭감하면서 기본적인 주요 내빈 의전에 필요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손님을 초대해 놓고 대우를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꽃박람회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고양국제꽃박람회 재단은 5500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하고자 시 소유 킨텍스 지원 부지 사용료 면제동의안을 행사 전 시의회에서 승인 받아왔다. 

이번 회기가 무산되면서 재단 측은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8억원에 달하는 주차장 부지사용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시의회의 파행은 시청, 구청, 동 행정복지센터의 대외 협력, 대민 소통 활동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업무추진비는 각종 회의와 간담회, 행사, 유관기관 협조, 내방객 응대 등 직무 수행에 필요한 통상 경비다.

이런 이유로 지방회계법, 행정자치부 예규 등에 집행 기준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시의회가 지난 2024년 본예산 심의에서 업무 추진비를 일괄 삭감하면서 공무 수행 시 비용을 사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더불어 정부, 경기도, 해외 기관 등 다양한 기관의 인사를 만나 시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부탁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를 모두 사비로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노후계획 도시특별법과 연계한 고양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 통일정보자료센터 대체부지 설계 변경, 대한노인회 고양지회 운영비 지원 등 필수 사업도 예산 확보가 지연되면서 사업 추진 일정이 늦어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 신청을 비롯해 국가 첨단 전략 산업 바이오 특화단지, 일산테크노밸리, 노후계획도시, 과학고 지정, 고양국제꽃박람회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의회의 비협조와 필수 예산 확보 지연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해관계를 떠나 시민 이익과 시의 미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만큼 시의회가 대승적인 협력에 나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