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역 부동산 규제 풀기 '시동'...항저우가 '신호탄'
2024-03-15 16:50
중고주택 구매 제한 전면 해제
수요 진작 효과는 단기적일 듯
"시범적 의미 커...도시들 따라갈 것"
수요 진작 효과는 단기적일 듯
"시범적 의미 커...도시들 따라갈 것"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율성은 이미 충분히 부여했다. 이제 각 시 정부가 나설 때다."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격) 민생 주제 기자회견에서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은 각 시에 부동산 규제를 확 풀 것을 주문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들의 규제 풀기에도 시장에 찬바람만 불자, 중앙정부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부동산 살리기에 사활을 걸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2선도시(성도급 도시) 중 항저우가 규제 완화의 신호탄을 쏘며, 중국 전역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1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항저우시 주택보장 및 부동산관리국은 전날 ‘부동산 시장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한 통지’를 발표하고 중고 주택에 대한 구매 제한을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중고 주택 구입 희망자에게 요구됐던 모든 조건이 사라졌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신축 주택 대상에 한해 기존 규제는 계속 적용된다. 현재 항저우 내 중고 주택은 재고 매물이 14만채에 육박하는 등 거래가 크게 둔화했지만, 신축 주택 거래량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지연구원은 “항저우가 이번에 중고 주택에 대한 규제를 푼 것은 정확한 조치”라며 “항저우의 신축 주택 시장은 비교적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항저우 내 주택 가격, 특히 중고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중지연구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항저우 중고 주택 가격은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락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항저우의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항저우가 전인대 이후 가장 먼저 규제 완화에 나선 만큼, 이후 다른 도시들도 추가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시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규제 완화의 수요 진작 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도 “시범적 의미는 크다. 앞으로 더 많은 도시가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