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공시 중 하나로 인수합병(M&A) 공시가 있습니다. 한글로는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라고 합니다. 타법인주식? 출자증권? 취득결정? 대충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무슨 공시인지,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감이 안 올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이나 출자증권을 취득할 때 내리는 취득결정과 그에 따른 공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1일 배우 이정재씨와 정우성씨가 투자한 와이더플래닛 회사에서 공시한 내용입니다.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은 간단하게 말하면 다른 회사의 주식을 사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발행회사는 매입하기로 한 주식을 발행한 회사입니다. 래몽래인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했던 드라마 제작사입니다. 자본금이 33억4714만원인 회사입니다. 총발행주식수는 669만4297주 주당 500원(자본금/총발행주식수)입니다.
 
취득내역은 와이더플래닛이 취득한 내역입니다. 취득주식수는 182만2688주로 총 발행주식의 4분의1을 웃돕니다. 지분비율은 18.85%입니다. 취득금액 179억9999만원으로 한주당 9930원입니다. 이번 M&A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주당 500원짜리 주식을 9930원 주고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와이더플래닛의 자기자본은 357억원입니다. 래몽래인을 매입한 금액은 자본대비 50.33%입니다.
 
재무제표만 놓고 봤을 때 '영혼을 끌어모아 샀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와이더플래닛은 래몽래인을 인수한 목적을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 및 사업 다각화라고 밝혔습니다. 수익 창출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주당 500원짜리 회사를 주당 9930원 주고 샀다고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취득 이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와이더플래닛의 주가도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 1만7000원대에 형성되었던 주가는 현재 1만5000원대로 하락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모르는 '깜깜이' M&A가 방지됩니다. 상장회사 합병시 이사회 논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M&A 제도가 개선됩니다. 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M&A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합병제도의 글로벌 적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그동안은 합병에 관한 이사회 논의 내용이 공시되지 않아 일반주주가 이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앞으로는 합병의 목적, 합병가액,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과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에 대한 이사회 의견이 포함된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개정안은 이사회 의견서를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주요사항보고서의 첨부 서류에 추가해 공시해야 합니다. 개정안은 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입법예고를 실시합니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3분기 중 시행됩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그동안 M&A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자본시장이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는 여러 투자 정보를 투자자와 시장에 알립니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경영방향, 전략 및 재무상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공시 중에서도 중요한 공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정보는 권력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공시정보를 잘 활용하여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