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發 ELS'에 은행 민원 폭발…작년 4분기에만 340건
2024-03-13 05:00
국민銀, 92건으로 가장 많아…민원분쟁도 641건으로 최다
1월부터 ELS 만기 도래…1분기 민원 수천건 달할 것으로
1월부터 ELS 만기 도래…1분기 민원 수천건 달할 것으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은행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ELS 상품 만기가 돌아오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가 현실화돼 앞으로 은행권 민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민원 건수는 총 34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28건)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민원 건수가 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45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고객 10만명당 민원 발생 건수는 0.13건에서 0.27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은 7조8000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판매 잔액 중 51%를 차지해 관련 민원이 함께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자 민원과 관련한 소송건도 지난해 4분기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민원분쟁 소(訴) 제기 신청건은 총 2188건이었는데 4분기에만 70%를 웃도는 1569건이 몰렸다. 이 중 상당 부분은 홍콩 ELS 관련 분쟁조정 신청건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홍콩 ELS 관련 민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금융권에서는 올해 은행의 민원 건수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에만 홍콩 ELS와 관련해 금감원이 접수한 민원은 1711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한 해 동안 접수한 H지수 ELS 관련 민원 건수(1034건)를 한 달 만에 넘어선 것이다.
2021년 이후 12개 금융사가 판매한 홍콩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 규모다. 이 중 80%인 15조4000억원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는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손실 확정액은 은행권에서만 1조원을 넘어 추가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출 관련 민원이 소폭 증가했지만 증가분 중 대부분은 홍콩 ELS 관련으로 추정된다"며 "민원이 소송 제기로 이어진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