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골프史] '성지' 오거스타서 열렸던 여자 메이저 골프대회

2024-03-13 06:00
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
1937년부터 1972년까지 개최
재정문제로 1967~1971년 중단
2011년 명칭 다시 등장하기도

빌 보텀리 전 여자타이틀홀더스골프협회 회장이 초대 우승자인 패티 버그가 사용하던 골프용품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여자타이틀홀더스골프협회]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그곳에서 열리는 남자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다.

사실 오거스타에서는 여자 메이저 대회가 개최됐다. 대회명은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이다. 

마스터스는 1934년부터,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은 1937년부터 개최됐다.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대회장은 오거스타 컨트리클럽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는 래(Rae)의 개울을 사이에 두고 연결돼 있다. 클럽하우스 거리는 2.6마일(약 4㎞). 차로 6분이면 도착한다.

초기에는 출전 선수 대부분이 아마추어였다. 프로골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웠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대부분 교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초대 우승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패티 버그다. 1937년부터 1939년까지 3년 연속 우승했다. 이후 4승을 추가했다.

이 밖에도 헬렌 힉스, 도로시 커비, 루이스 서그스, 베이브 자하리아스, 팻 오설리반, 페기 커크, 비벌리 핸슨, 미키 라이트, 페이 크로커, 마릴린 스미스, 캐시 위트워스, 산드라 팔머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대회는 1947년까지 상금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 상금이 지급된 것은 1948년이다. 당시 총 상금은 600 달러(약 78만원). 우승자가 절반을 가져갔다.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것은 1950년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창설과 함께 진행됐다. 대회 초대 우승자인 버그는 창립 멤버를 거쳐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1965년부터 총 상금이 1만 달러(약 1300만원)로 증액됐다. 여자 대회 중 상금 규모가 가장 컸다. 1966년dp도 같은 상금 규모였다. 이후 1971년까지 개최되지 않았다. 재정 문제 때문이었다. 이 대회는 1972년 총 상금 2만 달러(약 2600만원) 규모로 치른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타이틀홀더스란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11년이다. CME그룹 도움으로 2013년까지 최종전 이름에 사용됐다.

빌 보텀리 전 여자타이틀홀더스골프협회 회장은 "1966년 이후 우리는 재정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마이크 완 LPGA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름 사용권을 넘겨줬다. CME그룹 도움으로 잠시 타이틀홀더스 이름이 사용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1966년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팸플릿. [사진=여자타이틀홀더스골프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