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높이면서 리스크도 관리'...전국구 도약 발판 다지는 대구銀

2024-03-06 18:00
불법계좌개설 사고 재발 방지…상반기중 혁신방안 이행 계획
전국 단위 영업력 강화위해 시중은행 퇴직 직원도 영입
대구은행장은 황병우 차기 DGB금융그룸 회장이 겸직할 듯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DGB대구은행]

'전국구' 은행 도약을 앞두고 DGB대구은행이 밖으로는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안으로는 내실 경영 강화 등 시중은행 안착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들어갔다. 시장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조직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당초 연내에서 올 상반기 중으로 앞당겨 이행할 계획이다.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서 제시된 핵심 원칙도 올 상반기까지 모두 적용해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한다.

DGB금융그룹은 이미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사외이사 선임 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배구조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권고사항도 점진적으로 시행해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 승계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불법 계좌 개설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주요 사고를 사례별로 분류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본부별로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운영하는 내부통제 전담팀장 제도를 신설해 실효성도 높였다.

선제적 규제 대응과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우선 이달 '통합위기상황분석 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손실흡수능력 점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엔 관계형 금융 노하우를 시스템화한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 시장 신뢰 회복에 중점을 뒀다면 대내적으로는 내실 경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온 대구은행으로서는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전국 단위 영업력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장악이 최우선 과제인데 수도권 진출을 위해 추가로 점포를 늘리기보단 기존에 있는 소수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대면 영업이 필요한 분야는 이례적으로 시중은행에서 퇴임한 기업영업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안착과 안정적 지배구조를 위해 대구은행장은 DG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황병우 행장이 올해 말까지 겸직한다.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차기 은행장 선임에 들어가면 자칫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이르면 이달 시중은행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은행과 비교하면 자본 규모는 15% 수준인 작은 시중은행"이라며 "당분간 과도한 외연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