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빵=싸구려' 옛말...편의점에 전국 빵순이·빵돌이들 모인다

2024-03-04 18:22
편의점 업계, 빵 맛·품질 높여 '양산빵=싸구려' 공식 깨
별립법·탕종법 등 제품 맛 살리는 공법으로 품질 개선
전문가 "고물가로 편의점 빵 인기...당분간 지속할 듯"

CU가 지난 달 출시한 '원조 연탄빵'···2주에 7만개 판매 [사진=BGF리테일]

일명 '공장빵'이라 불리던 편의점 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최근 빵 맛과 품질을 높여 양산빵(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빵)은 싸구려 빵이란 공식을 깨면서다. 여기에 주요 베이커리 가격 인상도 편의점 빵 매출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가 디저트 전문점 '치키차카초코'와 협업한 찰깨크림빵 2종은 출시 9일 만에 20만개 이상 팔리면서 냉장 디저트류 매출 1·2위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2만2000개씩 팔린 셈이다. 

편의점 CU가 지난달 지역 베이커리 '1983 브레드'와 함께 선보인 '원조 연탄빵'도 출시 2주 만에 7만개 이상 팔리면서 CU 냉장 디저트 시리즈 중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1분마다 3.7개가 팔린 셈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연남동 맛집으로 잘 알려진 '푸하하 크림빵'과 손잡고 올해 초 '세븐셀렉트 푸하하크림빵' 2종을 출시하며 편의점 빵 전쟁에 합류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빵은 맛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빵 생산 업체들이 엄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별립법(달걀 흰자와 노른자 구분해 거품 내는 공법)과 탕종법(뜨거운 물로 반죽하는 공법) 등 제품 본연 맛을 살리는 공법을 적용하면서 품질을 끌어올려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우유와 버터 같은 원재료 값 상승에 따라 국내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격을 올린 점도 편의점 빵 매출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 매장 후레쉬 크림빵 가격은 1700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400원) 대비 21.4% 오른 수준이다. 뚜레쥬르의 슈크림빵도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올랐다. 반면 양산 빵은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가격을 올리더라도 원재료 상승분 반영이 적은 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이어지다 보니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보다 저렴한 편의점 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빵은 자주 사먹는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고물가로 인해 당분간 편의점 빵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