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항소심, 내달 총선 이후 재개
2024-03-03 14:41
법원, 이달 7일→내달 25일 공판기일 변경
1심, 김건희 명의 계좌 3개 동원 사실 인정
1심, 김건희 명의 계좌 3개 동원 사실 인정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사건에 관한 항소심 공판기일을 오는 7일에서 다음 달 25일로 변경했다.
이는 지난달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자 권 전 회장 측이 공판 갱신 절차와 쟁점 설명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해 달라며 기일 변경을 요청한 것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항소심 공판이 마지막으로 진행된 것은 지난 1월 9일이며 이번 재판부 결정으로 재판이 연기되면서 총선 이후까지 석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항소심 재판 지연으로 김 여사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권 전 회장 등 항소심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1심 판결이 검찰 측 주장과 다른 부분이 있어 항소를 제기한 것이고, 항소심에서 제기된 법률상 쟁점을 살피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담자 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 판단이 필요한 만큼 진행 중인 재판 상황도 보면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이모씨 등과 공모해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일까지 속칭 '주가 조작 선수', '부띠끄' 투자 자문사, 전직 증권사 임직원(범행 당시 현직) 등과 함께 91명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를 통해 권 전 회장이 얻은 부당 이득 규모는 약 8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이 재판에 넘겨질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과정에서 '전주' 역할을 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특히 1심 재판부는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 사업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 각각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는 이른바 '쌍특검법'은 지난해 12월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5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로 다시 돌아와 지난달 29일 진행된 재표결에서 부결돼 이 법안은 최종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