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흥 하늘 날아다닌 'K-UAM' 내년 상용화 준비 이상 무
2024-03-03 11:00
"누가 할 것인지가 문제지, 내년 하반기에 상용화 시작의 로드맵은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승욱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전남 고흥에 소재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를 찾은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추진 상황을 밝혔다. 먼 미래라고 생각됐던 UAM 상용화가 생각보다 성큼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드론 택시' 등으로 알려진 UAM은 친환경·저소음 소형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을 활용해 도심 환경에서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항공교통체계를 의미한다.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심화되면서 기존 2차원 지상 교통의 한계점을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각국의 UAM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시장의 선점을 위해 내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실증 사업인 그랜드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한 총 46개사가 실증단지에서 기체·운항·교통 관리·버티포트 운용 안전성을 검증해 우수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상용화에서 우선권을 얻을 수 있다.
그랜드챌린지 1단계는 지난해부터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K-UAM 실증단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1단계 실증의 일환으로 지난달 28일 다수의 기자들이 전남 고흥 실증단지를 찾은 가운데 UAM 기체가 무인으로 하늘을 나는 실험도 진행됐다.
오파브는 중량 650kg의 1인승 기체로 최대속도는 시속 240km에 달한다. 국토부는 오파브를 5인승 기체로 확장할 경우 최대속도는 KTX보다 더욱 빠른 340km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심을 날아다니기 위해서는 소음 크기기도 관건인데, 오파브의 비행 소음은 130m 상공에서 160km 이상 속도로 운항할 때 기준으로 61.5가중데시벨(dBA)로 집계됐다. 오파브와 유사한 중량의 헬기(R-22·621kg)가 150m 상공을 비행 시 78.2dBA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큰 차이가 있다. 일반 도시 소음(평균 65dBA)보다 오파브가 더 조용한 셈이다.
다만 이·착륙 시 소음은 일반 도시 소음보다 다소 컸다. 오파브는 전기동력을 활용한 수직 이착륙 기체 개발 및 기술 인증을 목표로 개발된 기체로, 본격적인 소음 저감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조만간 훨씬 더 조용한 기체가 개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비행 실험이 진행된 K-UAM 실증단지에서는 대한항공·인천국제공사 컨소시엄이 실증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후 7개 컨소시엄이 저마다 일정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K-UAM 실증단지를 찾아 그랜드챌린지 1단계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번 그랜드챌린지를 통해 국내 UAM 실증 체계를 글로벌 선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UAM 실증 기준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수월하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과장은 "그동안 항공 분야의 안전·실증 글로벌 기준에 대한 논의는 주로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왔는데 UAM 분야에서는 한국이 이들보다 훨씬 앞서 있는 점이 많다"며 "미국·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제기준을 만들 수 있는 나라로 발돋움하기 위해 그랜드챌린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랜드챌린지 2단계에 돌입해 도심인 수도권에서 약 10개월 동안 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1·2단계 그랜드챌린지에서 우수한 실증 성적을 거둔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내년 연말 안에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K-UAM 실증단지 관계자는 "UAM은 이미 성큼 현실로 다가왔기에 더는 미래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로드맵을 만들었던 만큼 내년에는 도심 하늘에 UAM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