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확대·이자 비용 증가에 中企 이중고..."다 죽는다" 아우성

2024-02-28 14:39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철강 가공업체는 지난해 매출 30억원 가량을 올렸다. 그럼에도 약 2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에 이 업체는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영업손실도 거의 없었다. 4년 만에 2억원 가량 적자가 생긴 것이다.

업체 대표는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이 적자 원인”이라며 “해가 갈수록 이자 부담이 늘어 기업 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이 적자 폭 확대와 이자 비용 증가 이중고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20년 2.97%였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4.44%에서 지난해 5.34%까지 치솟았다. 2012년 5.66%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5%대로 다시 올라섰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대출 의존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소기업 은행 대출 잔액은 99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11월 말 1003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기준 1001조4000억원으로 또 다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5대 시중은행에서 올해 만기가 닥치는 중소기업 대출은 204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약 40%(82조원)는 4~7월에 몰려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하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도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문제는 당장 중소기업 금융 부담을 해소할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계가 짊어질 고금리 부담은 더욱 누적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에서 프레스 관련 업체를 운영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금융권에서 총 1조원 규모 의 성장유망 중소기업 금융지원 특례 프로그램 내놨지만 대상이 미래성장 유망 중소기업으로 한정돼 있다”며 “정책금융 대상에 대한 확대가 없거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폐업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