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ㆍ韓 나란히 저출산 기록 경신…日언론도 주목

2024-02-28 13:55
일본 작년 출생아 수 전년 대비 5.1% 감소…사상 최저
한국도 역대급 저출산에 일본 언론 주목

[사진=AP·연합뉴스]

일본의 작년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한국 역시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저출산 소식을 속보로 타전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28일 아사히신문이 전날 발표된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5.1% 감소한 75만 8631명을 기록하며 8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사상 최저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899년 이후 처음으로 80만 명 아래로 떨어졌던 2022년의 79만 9728명보다 4만 1079명 더 줄어든 수준이다.

일본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출생아 수가 76만 명 아래로 떨어지는 해를 2035년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저출산 속도가 예상을 웃돌면서 12년 앞당겨졌다. 일본의 연간 출생아 수는 제2차 베이비붐 시기인 1971∼1974년에 200만 명을 넘었으나, 저출산 및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꾸준히 감소해 왔다.

여기에 혼인건수 감소도 출생아 수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2023년 혼인건수(외국인 포함)는 49만 9281쌍으로 전후 처음으로 50만쌍 이하로 내려갔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8470명 늘어난 159만 50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3년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지난해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의 2배를 넘어섰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한국의 2023년 합계출산율이 또 다시 사상 최저치인 0.72를 경신했다고 속보로 전했다. 

한국 통계청은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전년의 24만 9200명보다 1만 9200명(7.7%) 줄었다고 발표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작년 0.72명으로, 전년의 0.78명보다 0.06명 줄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신문은 이같은 사실과 함께 한국의 높은 물가와 자녀 양육 부담 증가, 젊은 세대의 장래 불안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출산율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해졌다고 짚었다.

또한 한국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있다며, 특히 자녀를 명문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한 고액의 교육비, 육아와 양립하기 힘든 노동환경, 높은 주택 가격이 큰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고등학생 1명의 학원비 평균이 2016년 이전에는 한 달에 20만원이었던 것에서 급상승해 2022년에는 46만원에 달했으며, 서울 거주자의 경우에는 70만원을 넘어선다고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저출산 문제에 있어 같은 고민을 가진 일본 정부 역시 2030년까지를 저출산을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로 보고 아동수당 지급 확대 등이 담긴 관련 법안을 올해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정책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