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내일 '롬' 글로벌 출시…소송전 해결 난제
2024-02-26 15:30
'리니지' 분쟁으로 악영향 불가피
흥행 실패 땐 실적 반등동력 상실
흥행 실패 땐 실적 반등동력 상실
'기대작' 롬, 출시 앞두고 소송 휘말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롬은 27일에 한국·대만·일본 등 전 세계 10개 지역에서 동시 출시된다. 롬은 '에오스 레드'를 제작한 신현근 대표를 중심으로 MMORPG 전문가들이 모인 레드랩게임즈 신작으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유통·운영)을 맡았다. 전 세계 이용자가 참여하는 전장을 콘셉트로 한 하드코어 MMORPG이다. 전략적 전투가 요구되는 영지전과 공성전, 1대1 거래와 같은 자유도 높은 경제 시스템 등이 최대 장점으로 지목됐다.
애초 업계에선 롬의 흥행을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증권가에선 롬이 올 한 해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봤다. 단 이를 위해선 기존 '리니지류'를 벗어나 차별화된 재미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엔씨는 롬의 △게임 콘셉트 △주요 콘텐츠 △아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연출 등이 리니지W의 종합적인 시스템(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배열·조합 등)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레드랩게임즈는 다음날 입장 발표를 통해 "엔씨가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 부분은 오랫동안 전 세계 게임에서 사용해 온 '통상적 게임의 디자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카카오게임즈, 실적 개선 악영향 받나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경영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 애초 레드랩게임즈에 전략적 투자까지 진행하며 롬에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선보인 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가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하면서, 분위기 반전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이에 롬으로 흥행 초석을 다지고, 상반기 중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와 캐주얼 RPG '프로젝트V'를 연이어 선보이며 실적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오딘'을 비롯해 '아키에이지 워', '에버소울' 등 기존 게임의 글로벌 버전도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전략을 우호적으로 바라봤다. 신작에 기존 흥행작의 글로벌 론칭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분기별 영업이익은 롬 출시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본격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롬의 흥행이 가로막힐 경우, 결국 작년과 비슷한 악조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45억원으로 직전년보다 58%나 줄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실적이 반등하려면, 기존작의 매출 하방 확보와 신작 흥행이 담보돼야만 한다"며 "롬이 출시 전 소송전에 휘말린 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