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첫 달착륙도 아닌데? 미국이 오디세우스 성공에 환호하는 이유

2024-02-23 15:15
민간업체 잇단 실패…비관론 속 오디세우스 첫 성공
엔지니어들, 달착륙 경험 전무…자원도 부족

인튜이티브 머신스 직원들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오디세우스 달 연착륙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반세기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6시 23분께 자사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달 표면에 연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통제센터는 “우리는 표면에 있다. 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알렸다. 오디세우스는 달 남극에서 약 300km 떨어진 말라퍼트 A 분화구에 착륙해, 앞으로 최대 7일 동안 달 탐사를 한다.

애초 오디세우스는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할 예정이었지만, 나사의 요청으로 달 남극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말라퍼트 A 분화구 근처에 착륙하게 됐다. 나사는 달의 남극에 있는 얼음이 식수나 농작물 용수 등으로 적합한지에 관심이 많다.   
민간업체 잇단 실패…비관론 속 오디세우스 첫 성공
미국이 달 착륙에 성공한 것은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약 52년 만이다. 아울러 민간 업체가 달 착륙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착륙 예정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디세우스와 통제센터 간 교신이 난항을 겪으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10여분이 흐른 뒤 오디세우스 안테나로부터 희미한 신호가 잡히며 달 착륙 성공을 알렸다. 

팀 크레인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희미하지만 신호가 있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장비가 달 표면에 있다는 것이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디세우스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인튜이티브 머신스 역시 성명을 내고 “통신 문제를 해결한 후 오디세우스가 똑바로 서서 데이터를 보내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며 “현재 우리는 달 표면에서 보낸 첫 번째 이미지를 다운링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알렸다.
 
이 우주선은 지난 15일 플로리다주의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이후 계획대로 순항해 지난 21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했다.
 
미국이 올해 계획한 달 탐사선 발사는 총 6번으로, 나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민간 기업 3곳인 애스트로보틱, 인튜이티브 머신스, 파이어플라이가 수행한다. 앞서 지난 1월 달 탐사선 발사의 신호탄을 쏜 애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은 엔진 결함으로 착륙에 실패했다. 오디세우스 성공으로 미국은 발사 시도 2회 차 만에 성공을 거두게 됐다. 
 
이스라엘의 스페이스일에 이어 일본의 아이스페이스 및 미국의 애스트로보틱 등 민간기업이 달 착륙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달 착륙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이번 오디세우스의 성공으로 이러한 우려는 줄어들 전망이다.
 
엔지니어들, 달착륙 경험 전무…자원도 부족
나사는 2026년 9월께 우주비행사 2명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이른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민간 기업의 무인 달 탐사를 지원해 왔다. 과거 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과 같은 정부 주도 프로젝트는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실패에 대한 부담이 커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딛기 전에 나사는 우주선의 착륙 기술 검증 및 달 토양 특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 서베이어 1~7 등 일련의 로봇 탐사선을 달로 보낸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전체 연방예산의 약 4%에 달했던 자금을 사용해 소련과 우주 전쟁을 펼쳤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민간 기업들의 자원은 1960년대 나사가 지녔던 것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실제 나사는 2018년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차세대 달 탐사선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CLPS 목표는 다수 민간 기업의 달 탐사선 운용이다. 매년 2회 민간 기업의 달 탐사선 발사를 전제로 한다. 나사는 무인 달 탐사선을 통해 인류가 달에 발을 딛기 전에 달 표면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달에 장기 체류 시 화물 운송에도 탐사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사는 CLPS에 따라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1억18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오디세우스에 6개 장비를 실었다. 

또 다른 문제는 달착륙의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큰 장애물은 21세기 엔지니어와 기업이 달 착륙 경험이 거의 혹은 전혀 없다는 점”이라며 “달 탐사선을 우주로 보낸 지 50년이 넘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거의 처음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했다”고 전했다.
 
한편, 나사는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내년 9월로, 3호 발사는 2026년 9월로 정했다. 애초 2호 발사는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일정이 약 10개월 밀렸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3호 발사에서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내린다. 2년 뒤에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디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