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아내" "데이트했다고 성폭행"…의사들 막말로 논란 자초

2024-02-23 14:49
의대 정원 증원 협의 없었다며 '성폭행'에 비유
비대위 브리핑서 의사 '매 맞는 아내'에 빗대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이 연일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의사들은 '성폭행'이나 '매 맞는 아내'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2차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게 반말로 "야, 우리가 언제 의대 정원 늘리자고 동의했냐"며 "네 말대로라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지 않냐"고 격분했다. 대한의사협회와 협의를 거쳐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했다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를 '성폭행'에 비유한 것이다.

또 "국민이 원해서 의대 정원을 늘렸다는데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수 100명으로 하자면 하겠냐"고 되물었다. 또 "공무원 반으로 줄이자면 줄이겠냐. 대통령 하야하라는 여론이 50% 넘으면 물러날 거냐"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가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사회 유튜브] 
이날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의 과격한 표현이 논란이 됐다. 주수호 비대위 위원장은 "매 맞는 아내가 자식 때문에 가출 못 할 거라고, 자식을 볼모로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무엇이 다릅니까"라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해서 이 사태를 벌인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다"라고 강조했다. 의사를 '매 맞는 아내'로, 정부를 '폭력적 남편', 환자를 '자식'에 빗댄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 이탈자도 8024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