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기대감 커진 외국인들… 삼성전자 팔고 현대차 담는다

2024-02-22 06:00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최선호주를 삼성전자에서 현대차로 교체했다.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관건은 추가 유입 여부다. 향후 예정된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등 빅 이벤트들을 감안하면 당분간 외국인 수급의 추세적 유입이 현대차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연초 이후 이달 2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원 넘는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연기금 등을 포함한 기관이 6조7310억원, 개인이 2조3800억원 규모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든든한 수급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 전략은 최근 1년 매매 동향을 비교했을 때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삼성전자만을 고집했다면 이달 들어서는 최선호주가 현대차로 바뀌었다. 

작년 첫 거래일부터 연말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7조원 가까이 매집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규모인 12조6990억원보다 5조원 이상 많다.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만 샀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에도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애보는 이어졌다. 지난 1월 2조3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분위기는 최근 들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집계된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3440억원에 그쳤다. 반면 현대차 주식은 1조518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삼성전자 비중을 약 7분의 1 줄이는 대신 현대차로 자금줄을 돌린 것이다.

외국인 수급에 이 기간 현대차 주가도 껑충 뛰었다. 이달 1일 20만8000원(종가 기준)에서 19일 25만2500원까지 올랐다. 약 21% 상승했다. 이후 20일 4.16%, 21일 1.03% 빠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외국인 수급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자금 이동 경로가 재설정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시작해 4월까지 이어지는 빅 이벤트들을 고려하면 자금 추가 유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사항 공개 이후 셀온(고점 매도) 물량이 출회될 여지도 있지만 3월 주주총회 시즌, 4월 총선까지 주주환원 정책,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증가, 지배구조 개선 논의로 순차적으로 확장될 가능성 높아 외국인 자금 추가 유입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