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경영권 확보 나선 흥국산업…'환경오염 주범' 의혹에 적격성 논란

2024-02-21 09:55
한강변 폐천부지 오염 원인 제공자에 흥국산업 대표 이모씨 지목
한강유역청·하남시, 정화비용 425억 놓고 법정다툼

경기 동부지역 레미콘 회사인 흥국산업이 경인일보 경영권 확보에 나서자 경인일보 내부에서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흥국산업이 경인일보 경영정상화를 위한 주식증자를 막겠다고 선포하면서다. 

특히 경인일보 조직원들은 흥국산업 대표인 이모씨가 국토부와 하남시가 법적분쟁 중인 400억대 한강변 폐천부지 오염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면서, 인수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경인일보 노조와 내부 직원들은 오는 3월 경영정상화를 위한 주식 증자를 앞두고 흥국산업이 경영권 인수 작업에 나서자 회사 정상화에 반하는 일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초 경인일보는 회사 안정화를 위해 3월 주주총회에 100억원의 주식증자 안건을 제안할 방침이었다. 이에 대한 사전 절차로 이날 이사회에서는 관련 내용이 다뤄진다.
 
하지만 흥국산업은 경인일보 인수 작업을 벌이면서 조직원들에게 ‘(흥국산업이) 절반 이상의 주식을 확보했으며 이사회에서 주식증자안을 막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흥국산업은 현재 경인일보 측에 2대 주주 경기고속(15.83%), 3대 주주 남우(14.89%), 유앤아이디벨롭먼트(2.62%), 씨이티(2.38%) 등의 주식을 매집하거나 위임받아 전체 주식의 50%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흥국산업이 이들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 이는 전체 주식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인일보는 25년 만에 단독 과점 주주를 맞게 된다.
 
경인일보 노조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 증자에 동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주식 수를 늘려 투자금을 확보하는 '증자'가 아니라 주주 사이 주식 거래를 통한 '대주주 변경'이 이뤄지면 효용성(현금확보)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흥국 컨소시엄은 투자가 아니라 대여(대출)를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투자하지 않는 주주는 얼씬도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국산업의 언론사 인수 적격성 문제도 제기됐다. 한강변 폐천부지 오염의 원인 제공자로 흥국산업 대표 이모씨가 지목되면서다.
 
한강유역청과 하남시는 2022년 5월부터 하남 한강변 폐천부지 정화비용 부담자와 정화주체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폐천부지는 정화비용만 4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염의 원인은 2021년 해당 지역이 폐천부지로 용도가 변경될 때까지 인근에서 골재 생산업을 했던 우성산업개발이 반입한 토사로 추정되고 있다.
 
이 대표는 2017년 12월까지 우성산업개발이 법인 해산을 할 때까지 대표로 재직했다.
 
하남시의회는 이와 관련한 성명서를 내고 한강변 폐천부지 오염 문제는 우성산업개발의 고의적인 국유지 사용료 체납으로 발생한 결과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현재 하남시는 원인 제공자인 우성산업개발이 사라진 만큼 국토부가 대신 425억원에 달하는 토지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또 국토부가 환경오염 제공자인 우성산업개발에 각종 인·허가를 내준 점도 문제삼았다.
 
수원시 팔달구 소재 경인일보 사옥 [사진=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