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난 증명했다"...기초생활수급 학생의 뭉클한 감사 편지

2024-02-19 16:27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학생 김씨가 사회복지사에게 보낸 감사 편지 [사진=부산 동구]
부산의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학생이 쓴 감사 편지가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19일 부산 동구는 아픈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대학생 김모(21)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김씨는 지자체 지원으로 사회복지사 도움을 받은 뒤 감사 편지를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5월 알뜰살뜰 모아 온 통장을 해지했다. 어머니 병원비와 학자금을 내느라 어쩔 수 없이 깰 수밖에 없었다. 통장을 해지한 그는 마침 여건에 딱 맞는 부산 동구 복지 사업에 신청했다. 김씨는 사업 대상자로 채택돼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격증 취득 비용을 지원받았다. 또한 사회복지사 멘토에게 진로 상담을 받기도 했다.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남긴 김씨의 감사 편지가 화제를 모았다. 김씨는 편지에서 "동구에 살면서 많은 사회복지사와 공무원분들을 만나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때때로 말하지 못한 진심이 미련이 돼 편지를 쓴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태어나서 가난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다. 항상 (가난을) 증명하고 그에 응당한 값을 받아오지 않았나 싶다. 어떤 기준에 미달돼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의 힘듦을 회고했다.

김씨는 "이번에 (지원을 받으며)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복지사 선생님 등은) 내가 살아온 삶은 미달이 아니라 충당되고 있는 거라 말해주고, 저를 신뢰하고 느리더라도 끝까지 해내도록 도와줬다"며 마음속 깊이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회복지사에게 "언젠가 후배 사회복지사로 인사드릴 수 있게끔 더 노력하겠다"며 "항상 건강하시고 또 만나 뵙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소셜 미디어에 "가난을 계속 증명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컸을지 생각하니 맘이 아리다", "가슴 아픈 이야기", "참된 아이"라며 덕담을 남겼다. 
 
복지 관련 사진.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