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규모 인적 쇄신 앞세워 '실적 성장' 이어가나

2024-02-18 15:30
카카오모빌·카카오페이 CEO 추가 교체 관측
연임·교체 가능성 상존 속 교체론 우세
인적 쇄신 후 본격 실적 개선 시동

 
카카오가 내달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핵심 계열사 수장들을 바꿔 현재 진행 중인 조직개편 작업에 한층 더 힘을 줄 거란 관측이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4분기부터 가시화한 실적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는 전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달 이사회와 주주총회 시점에 맞춰 핵심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중 여럿을 교체하는 안건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관련 작업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 대표로 내정하며 고강도 인사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핵심 계열사의 CEO 교체 작업을 연이어 단행했다.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도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혀 후임을 물색 중이다.
 
나머지 교체 대상으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권기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조만간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이 중에서도 인사 집중도가 가장 높은 건 단연 류긍선 대표와 신원근 대표다. 양사 모두 카카오 내 영향력이 상당히 큰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둘의 연임을 점치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룹 내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는 독립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양 대표를 만나 준법 통제 현황을 설명하고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게 이유다.
 
반대로 기존 계획대로 고강도 인사를 고수할 거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가 현재 카카오가 지향하는 쇄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기 더욱 적합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작년 하반기 SM 주가조작 혐의에 휩싸인 이후, 조직 내 모든 큰 줄기를 손보고 있다.
 
은둔 경영자로 불렸던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은 물론, 준신위를 신설하고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역시 재편했다. 신규 투자, 지분 매각 등 굵직한 사안을 결정하는 절차도 반드시 양 기관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받도록 강화했다.
 
김 창업자는 앞서 "회사 이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내비쳤고, 정 내정자는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며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선 대표 교체 인사들이 김 창업자와의 과거 인연을 배제한 채로 이뤄졌단 것도 양 대표 교체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양 대표의 교체까지 함께 이뤄졌을 때, 비로소 카카오가 지향하는 인사 색채가 명확해질 수 있다.
 
양 대표를 교체하는 게 대관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수수료를 활용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택시호출 시장 독과점 논란으로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전략이 부도덕하다”고 거론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주요 게임 중 하나인 '아키에이지 워'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현재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이는 즉 그만큼 양 대표의 인사에 정부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내달 주총을 기점으로 조직 재정비 작업을 일단락짓고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작년 4분기부터 가시화됐다. 작년 4분기에만 18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주가도 5만8400원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올해도 보수적인 인력 운용과 마케팅을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동시에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톡비즈(카카오톡 관련 사업)의 빠른 성장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