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마시면 오히려 독?'…의정부 을지대병원 의료진이 말하는 올바른 물 섭취 방법

2024-02-15 11:24
'연령별·성별 따라 섭취 권장량 달라'

물 섭취[사진=의정부 을지대병원]

'성인은 하루에 물 2ℓ를 마셔야 건강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된 의학 상식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이런 상식을 여과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질이자,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자명하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질 수도 있는 만큼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이에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강서영 교수로부터 수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물 섭취 방법에 대해 들어본다.
 
연령별·성별 따라 수분 섭취 권장량 달라
물 섭취 권장량을 계산하는 방법은 단순하지 않다.

수분은 물, 음료, 음식을 통해 섭취하게 되며, 체내에 섭취된 후 분포 또한 여러 환경, 대사, 활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순히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한다고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

한국영양학회는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일)'을 통해 음식과 액체 섭취를 통한 1일 수분 충분 섭취량을 성별과 나이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했다.

남자는 19세 이상 모두에서 2100㎖ 이상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30~49세에서 2000㎖였지만, 50세 이상에서 1800~1900㎖에 그쳤다.

예를 25세 남성의 경우 '한국인 일상식'을 했을 때 평균 1400㎖를 수분을 음식으로 섭취하게 된다.

부족한 수분 1200㎖는 물과 음료 등 액체 형태로 더 마시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액체에는 충분한 양의 물이 포함돼야 한다.

강 교수는 "가공 음료 대부분에는 당류, 나트륨 등 첨가 물질이 들어 있어 과다 섭취하면 비만,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적절한 양의 흰 우유를 섭취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액체에 해당하는 부분은 물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분은 물, 음료, 음식의 다양한 형태로 섭취하게 돼 무조건 하루에 생수 2ℓ를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물 많이 마시면 오히려 독?
물을 충분히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물 섭취로 생기는 포만감이 열량 섭취를 줄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요로결석이 있을 때도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석을 배출시킬 수 있고 소변이 희석돼 결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열이 나거나 장염 등의 원인으로 설사를 할 경우 탈수증상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권장량보다 더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물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독이 돼 앓고 있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심부전으로 인해 심장의 수축력이 떨어지면 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충분하게 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늘어난 혈액량으로 인해 혈관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조직, 장기에 수분이 고이면서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 신부전도 심부전과 마찬가지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어나 부종 위험이 커진다.

간경화 환자의 경우에는 간기능이 떨어지면 혈관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게 돼 이로 인해 수분 이동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생길 수 있다.

강 교수는 "수분은 체내에 섭취된 이후 여러 환경, 대사, 활동 등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질환의 단계와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그에 맞는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