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함께하고 천국까지"...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 동반 안락사

2024-02-13 13:38

지난 5일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가 아내 외제니 여사와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안락사를 선택한 걸로 전해졌다. [사진=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페이스북]

70년을 함께한 전 네덜란드 총리 부부가 자택에서 동반 안락사를 선택한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최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전 총리와 동갑내기 부인 외제니 여사 부부가 지난 5일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다. 판 아흐트 전 총리가 세운 '권리포럼'(The Right Forum) 연구소는 해당 소식을 전해왔다. 

70년을 함께하는 동안 애칭을 부르며 애틋했던 부부는 서로의 손을 꼭 쥐고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은 두 사람이 학생 시절 만났던 네덜란드 동부 네이메헌에서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근 두 사람 모두 건강이 나빠졌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행사에서 연설 도중 뇌출혈이 발생한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변호사 출신인 판 아흐트 전 총리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1970년대 초반 정치인이 됐다. 법무장관을 거쳐 1977년부터 1982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엑스를 통해 "(판 아흐트는) 화려하고 독특한 언어, 분명한 신념, 인상적인 연설로 양극화와 정당 쇄신 시대에 네덜란드 정치에 색채와 실체를 부여했다"고 조의를 남겼다. 

네덜란드는 2002년부터 뇌와 심장 계통에 불치병이 생긴 환자 중 견디기 힘든 고통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약물을 의사가 투여하거나 의사가 공급한 약을 불치병 환자가 직접 먹는 방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