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국, 국방비 안 내면 러시아 공격 격려할 것"

2024-02-11 16:12
'유럽 공격 부추긴다' 논란
'자국 우선주의' 방위비분담 압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나토의 한 동맹국 원수와의 나토 회의 중 대화를 언급하며 동맹국들이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큰 나라의 대통령들(presidents) 중 한 명이 일어나서 '만약 우리가 돈을 내지 않고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당신은 우리를 보호해 주겠느냐'고 하자 나는 '당신은 돈 내지 않았으니 채무불이행이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당신네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다. 당신네는 당신네가 갚아야 할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당시 자신의 발언을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집권 1기 때 그가 보여준 미국 우선주의 대외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유세에서도 미국이 공격당해도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백악관은 러시아에 공격을 격려할 수 있다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비판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사람을 죽이려 드는 정권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침략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며, 미국의 안보, 세계 안정, 미국의 국내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