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양산을 출마 선언…"낙동강에 온몸 던지겠다"

2024-02-08 14:41
"당 현실 절박해…기꺼이 광야의 길 갈 것"
서병수 이어 두 번째…조해진 입장 발표 예정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해 오는 4월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당이 처해있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기에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다.

이로써 중진 의원이 당의 지역구 변경 공식 요청에 화답한 건 두 번째다. 전날에는 5선인 서병수(부산 진갑)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 출마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당 지도부는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야당 우세 지역구인 '낙동강 벨트'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와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9개 선거구를 뜻한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진보 진영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에 김 의원은 "거대 야당의 횡포에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한 석이라도 이기는 것이 나라와 고향을 지키는 일이기에 기꺼이 광야의 길을 가겠다"며 "낙동강의 최전선 양산에 온몸을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창원 성산, 김해을 등 '부산경남(PK) 험지' 출마 권유를 받았으나 고향 경남 거창군이 있는 현 지역구 출마를 고수했다. 그는 공천에서 탈락한 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 고지를 밟았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과 나라의 현실이 굉장히 어려운데 당의 요구를 거절하면 김태호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두고 "어려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 풀가동해야 한다"며 "전쟁 중 명장을 투입해 승리를 가져오려면 아픔이 있더라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김 의원은 김두관 의원을 향해 "내가 나이로는 후배지만 도지사로는 선배"라며 "선배한테 예의를 갖추지 않겠나. 멋지게 해보자"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3선인 조해진(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의원도 김해갑 또는 김해을 지역에 출마를 요청받은 상태다. 조 의원은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