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에 지난해 못쓴 예산 45.7조…역대 최고

2024-02-08 11:44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정부가 예산에서 다 쓰지 못한 예산 불용 규모가 45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50조원 넘게 국세수입이 줄면서 지방교부세·교부금이 감액 조정된 영향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49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전년(395조9000억원) 대비 51조9000억원 감소했다. 예산(400조5000억원) 기준으로는 56조400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다만 지난해 9월 세수 재추계당시 정부 예상보다는 2조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국세수입 감소는 기업의 실적악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감소하며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세외수입은 152조9000원으로 공자기금 예수금 확대, 전년도 이월금과 세계잉여금 이입 등의 영향으로 예산대비 19조4000억원 증가했다. 

총세출은 예산현액 540조원 중 490조4000억원을 집행해 전년 대비 69조3000억원 감소했다. 일반회계 지출액이 449조1000억원, 특별회계 지출액이 90조9000억원 등이다.

예산 불용 규모는 4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예산 불용액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기재부는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그만큼 예산을 집행하지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방교부세·교부금의 감액 조정(18조6000억원)과 정부 내부거래(16조4000억원)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불용 규모는 10조80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재난·재해 발생 감소로 지출소요가 낮게 발생한 예비비 불용약 3조3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업비 불용액은 7조5000억원으로 2022년 6조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기재부 측은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유 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해 세수 부족을 메운 결과, 지난해 연간 성장률 1.4% 가운데 정부 지출의 기여도가 0.4%포인트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국세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금여유재원, 세계잉여금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생 및 경제활력 지원을 차질 없이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기금 결산을 반영해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한 후,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