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CB 위기 고조…세계 금융시장에 폭풍우 몰고 오나
2024-02-07 17:17
옐런 말 한 마디에 주가 곤두박칠
아시아·유럽 등으로 불안 확대 우려도
아시아·유럽 등으로 불안 확대 우려도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위기가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인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일부 기관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NYCB 주가가 무섭게 곤두박질쳤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줄줄이 NYCB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 주가는 전날보다 1.20달러(22.2%) 급락한 4.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이후 이 은행의 주가는 60%가량 하락했다.
옐런 장관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혼란과 관련해 "걱정된다. 일부 기관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말한 점이 위기를 고조시켰다. 옐런 장관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관계자들과 협력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 요인들은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스트레스’에 주목했다.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날 NYCB의 장기신용등급을 Baa3에서 Ba2(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불안을 가중시켰다. 앞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2일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NYCB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7% 가까이 고꾸라졌다.
주주들마저 NYCB에 등을 돌렸다. 일부 주주들은 NYCB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을 숨겼다며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월가는 이번 혼란이 미국 지역은행을 포함해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재무책임자(CI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스템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NYCB가 상업용 부동산으로 문제에 빠지는 마지막 은행은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아시아 금융사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약 280억엔(약254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기존 전망치는 240억엔(약 217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4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1억2300만유로(약 1758억원)로 기존 대비 4배 늘렸다.
한국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실 대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도 은행과 펀드 매니저들이 아오조라은행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에 묶인 부실 대출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