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재건축 움직임 '꿈틀'…갈등에 사업 지연될까 우려도
2024-02-06 18:28
평촌 첫 리모델링 APT 목련2단지서 재건축 준비위 발족
리모델링 조합 측 "사업 문제 없어…올해 말까지 이주 완료"
정부 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리모델링 단지들 선회 움직임
리모델링 조합 측 "사업 문제 없어…올해 말까지 이주 완료"
정부 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리모델링 단지들 선회 움직임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정비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던 리모델링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재건축 규제를 해제하고 있는 정부가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하거나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호계동 목련마을2단지 대우선경아파트(이하 목련2단지) 일부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을 주장하며 재건축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목련2단지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곳으로 이미 조합까지 설립된 곳이다. 앞서 2022년 12월 안양 평촌신도시 아파트 가운데 첫 번째 리모델링 행위 허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인 상태다.
실제로 목련2단지는 1992년 준공돼 30년 이상 된 아파트이며 용적률도 193%라 법적상한용적률(250%)을 다 채우지 않아 재건축 추진도 가능한 상황이다.
리모델링 조합 측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목련2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다음 달 권리변동 확정 총회를 진행할 것이며 올 연말에는 이주까지 마칠 예정”이라며 “어느 단지든 일부 반대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련2단지에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생긴 가장 주된 이유로는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 등을 포함한 최근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이 꼽힌다. 최근 정부는 공급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리모델링은 관련 정책은 빠진 상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 단계에서 리모델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동력을 잃어버린 곳도 드물지 않다. 앞서 송파 거여1단지 등 지난해 3월 리모델링추진위원회가 해산했다. 송파 강변현대 리모델링 조합 또한 조합해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전환한 성동구 응봉대림1차아파트는 정밀안전을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재건축 등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에 기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고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면 사업이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촌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 관계자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서 리모델링 정책은 공공기여를 했을 시 가구수 상한선을 140%로 늘려주는 것뿐”이라며 “용적률을 함께 상향해 주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재건축은 규제 완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모델링은 홀대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