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의 Chip Q] "반도체 CO2 배출량, 10년 만에 2배…슈나이더, 인텔 등과 탈탄소 지원"

2024-02-06 18:10
2030년 반도체 탄소 배출량 8600만톤…신재생에너지 접근 등 '카탈라이즈'로 지원

앙리 베르트(Henri Berthe)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반도체 사업부 부사장 [사진=유대길 기자]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서 만난 앙리 베르트(Henri Berthe)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반도체 사업부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정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4를 계기로 방한했다.
 
베르트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2020년 기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4100만톤(CO2e) 정도인데, 2030년에는 그 규모가 8600만톤(CO2e)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만약 8600만톤(CO2e)을 배출하게 된다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막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이 당면한 탈탄소 애로사항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접근권 제약 ▲자본 투자에서 부족한 할당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등이다. 반도체 산업은 복잡성을 기반으로 하는데, 여기에 기술 자체가 빠르게 발전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자본 투자 부분에 있어 지속가능성 여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 비용이 소요되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자본 투자 현황을 보면 투자가 동결됐거나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자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반도체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접근에 굉장히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소규모 공급업체일수록 탈탄소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베르트 부사장은 “사실 공급업체를 보면 오지에 소재한 기업도 있고, 규모가 작은 기업도 있어 신재생에너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대규모 플랫폼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반에 관한 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카탈라이즈(Catalyze)를 최근 공식적으로 가동하게 된 배경”이라며 “지난해 여름에 처음 공표한 후 그간 이그제큐티브 스폰서(Executive Sponsor)를 모으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프랑스 파리 본사 '르 하이브(Le Hive)'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카탈라이즈는 이번 주 본격 가동이 시작됐다. Executive Sponsor인 인텔, AMAT, ASM, 구글, HP 등 5개 글로벌 기업과 함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들 스폰서와 반도체 산업의 탈탄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공급업체를 지원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카탈라이즈의 대규모 플랫폼 기반 신재생에너지 접근권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구매계약(PPA)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스폰서는 물론 이들 기업의 공급망에 얽힌 소규모 기업까지 함께 탈탄소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인텔의 경우 슈나이더 일렉트릭 플랫폼에 공급사들이 리스트로 등재돼 있다. 이에 공급사의 니즈를 파악하고, 글로벌 PPA 협상을 할 때 보다 정보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활용해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가속하고 있는 스코프(Scope)1과 2에서 더 나아가 Scope3까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베르트 부사장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발생원은 바로 스코프3”라고 밝혔다.
 
또한 “복잡다단하지만,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기존에 존재하는 탈탄소 솔루션에 스코프3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야심”이라며 “(스코프3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전부 포괄하고 있고, 전체 생태계에 걸쳐 협업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