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의 위기] "조물주 위에 건물주는 옛말"···뚝 떨어진 상가 수익률 '투자 주의점'은

2024-02-06 18:35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에 위치한 상가 [아주경제DB]

최근 경기 침체로 공실률이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되면서 상가 건물주의 투자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가 건물주가 손쉽게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기준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중대형 상가는 1.06%, 소규모 상가는 0.93%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부동산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투자수익률이 0.65%와 0.59%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도 낮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셈이다. 

최근의 투자 수익률은 예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2013년 4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1.22~1.83%를 유지해 왔다.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률도 2015년 1분기부터 2202년 3분기까지 줄곧 1% 이상을 유지해왔다.

이 같은 흐름에 이상이 발생한 것은 2022년 3~4분기부터다.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수익률이 하락해 지난해 연말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상업용 부동산의 소득수익률(상가 임대료)과 자본수익률(매매차익을 통한 수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수익률을 산출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결국 상가 임대 수익이 낮아지고 매매가격 또한 하락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상가 투자 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괜찮은 상권을 파악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서울 종로 상권의 투자수익률은 중대형·소규모 상가가 각각 1.87%와 1.637%로 전국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또 서울 혜화동이 각각 1.63%와 1.692%로 나타났다. 소규모 상가의 경우 종로보다 더욱 투자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원도 각각 1.61%와 1.603%로 지난 2022년 10월 참사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회복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특징이 뚜렷해 랜드마크 수준으로 발돋움한 상권에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최근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사용하기에 뚜렷한 특징이 있는 상권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 당장 상권의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또 언젠가 침체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며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만큼 뚜렷한 특징이 있는지 등 개별 상권의 스토리텔링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