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부담에…'50층 미만' 가는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2·3·4지구 향방은 

2024-02-04 14:46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원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정기총회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 1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성수1지구 조합)은 공사비 우려 등으로 50층 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70층 이상 초고층 개발을 추진 중인 2~4지구의 향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성수1지구 조합에 따르면, 전날 성원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는 ‘층수 결정의 건’ 안건이 상정됐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026명(서면결의 포함) 중 523명(50.97%)이 ‘50층 미만 준초고층’에 표를 던져 ‘50층 이상 초고층’(487명·47.47%)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러한 결과는 공사비와 공사 기간 증가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은 49층 미만일 때보다 공사비가 1.2~1.3배 정도 높아지고 심의 및 인허가 절차가 추가돼 사업기간도 10개월~1년가량 늘어난다. 

근소한 투표 결과가 방증하듯 준초고층·초고층을 놓고 조합원들의 이견이 첨예한 만큼 내부 갈등 우려도 적지 않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A씨는 "획일화된 50층 아파트는 차별성이 없다. 강 건너 압구정과 평형 차이도 큰데, 압구정과 비슷해지려면 층수로 차별화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합 측은 이번 총회로 층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황상현 성수1지구 조합장은 "이번 정비계획으로 높이를 확정하게 되는 것은 아니며, 높이(층수) 결정은 정비계획 결정고시 이후 사업시행인가와 건축심의 단계 등에서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며 "향후 70층이 트렌드가 된다면 바꿀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가 성수전략정비구역 1~4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에서 기존 최고 50층 층수 제한을 없애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모두 70~80층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대장주로 평가받는 1지구의 이번 결정이 2~4지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성수2지구 조합 관계자는 "우리 조합원들은 70층으로 가자는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추후 1지구의 층수 확정에 따라 성수 2~4지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성수2지구는 오는 3월 초 총회를 열어 층수를 결정할 계획이며 이어 3~4지구도 조합원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현재 2지구는 70층 이상, 3지구는 최고 80층, 4지구는 77층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