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희퇴 15% 가량 줄었지만…퇴직금, 평균 5억원 가량 챙겼다

2024-02-04 16:00
연말·연초 1868명 회사 떠나…전년比 354명 줄어
희퇴 조건, 최대 '36개월→31개월'치 감소 영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진행된 희망퇴직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1800명 넘는 직원이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지면서 해당 규모가 15%가량 줄었지만, 퇴직금은 평균 5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에서 연말·연초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은 186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퇴직자 수가 15.9%(354명)가량 줄었다.

금융권은 은행권의 희망퇴직자 수가 대체적으로 줄어든 이유로, 해당 퇴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 퇴직금으로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최대 35∼36개월치 급여를 지급했으나, 올해에는 일제히 최대 31개월치로 줄였다. 지난해부터 '이자 장사'로 돈을 벌면서 직원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줬다는 비판적 여론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퇴직자들은 올해에도 평균 5억원, 많게는 10억원가량의 퇴직금을 챙겼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정 기본퇴직금(평균 1억8000만원)에 희망퇴직금 3억6000만원을 합한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희망 퇴직금으로 4∼5개월치 급여가 축소됐다 해도, 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주요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아울러 은행별 반기보고서를 보면, 2022년 말에서 지난해 초 회사를 떠난 은행원 중 장기 근속자 등 일부는 기본·특별퇴직금을 합해 10억원 이상을 받은 경우도 있어 올초에도 해당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