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 기체 부족에 비행기 지연·결항 잇따라…수익성 '빨간불'

2024-02-05 08:00

'하이브리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최근 엔진 정비 문제와 기체 부족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운항 지연과 비행기 결항이 잇따르면서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의 전세기를 빌려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방콕행 비행기 ▲1월 29일(KE8655) ▲2월 5일(KE8656) ▲2월 12일(787-9) 편에 대해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비행기 기체 부족으로 지난해 12월 4일부터 18일까지 인천~방콕 노선에 대해 대한항공의 대체편 KE8655과 KE8656을 투입한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 입장에선 노선을 결항시킬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전세기를 도입한 것이다. 전세기를 대여하는 건 항공사로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엔진 부품 교체 지연과 기체 부족으로 인한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3·6일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왕복하는 비행편 YP101과 YP102에 대해 항공기 연결 사유로 지연된다고 추가 공지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인천~일본 나리타 항공편과 지난 2일 인천~미국 뉴욕 항공편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지연 운항된다고 고지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객은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이용할 예정인데 '7시간 딜레이 공지'는 여태껏 처음 본다"며 "최근 들어 지연이 잦다는 공지가 많아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등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B787-9 드림라이너 5기로 뉴욕, 방콕, 하와이, 로스앤젤레스, 도쿄 나리타 등 5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항공기를 2대씩 더 들여와 2027년까지 15대를 확충한다는 목표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기체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보잉이 접수한 항공기 선주문 대수는 1000기를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787 드림라이너에서 결함이 발견돼 인도가 늦어지는 등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항공기 인도가 완료될 때까지 지연과 결항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기체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무리한 노선 확장으로 지연·결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가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면서 최근 수익성이 높은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위주로 운항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이에 맞게 기체와 직원 수 등도 미리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고객과의 약속 이행을 우선시하기 위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전세기를 투입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기체 도입이 예정돼 있는 만큼 고객의 불편이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에어프레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