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롤러코스터 탄 주가…SDK 사업으로 재도약 시도

2024-02-01 15:39
SDK 사업, GPT스토어 딛고 빠른 성장 기대
문서작성 SDK 기술력 글로벌 최상위
기술력 개선 위한 M&A도 활발

김연수 한컴 대표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에서 AI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컴]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변동 폭을 키우고 있다. 올해 초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한 달 새 2배 이상 뛰었지만, 현재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한컴은 단기적 변동보단, 중장기적 목표로 제시한 AI·클라우드 기반 기업으로의 변화에 주력해 주가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서 한컴 주가는 2만46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일까지만 해도 1만4000원 선이었지만, '미국발(發)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지난 26일 3만1000원까지 뛰었다. 이후 일정 기간 조정기를 거쳐 2만원 대로 다시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한컴 주가가 현 수준보단 높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한컴의 적정 주가로 각각 3만4000원, 2만9000원을 제시했다.
 
한컴은 AI 경쟁력을 키워 장기적 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올해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사업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오픈한 GPT스토어가 호재다. GPT스토어의 최대 장점은 일반인도 애플리케이션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SDK로 각 SDK를 조합해 앱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한컴의 핵심 기술인 문서 관련 AI들이 주목받을 여지가 크다.
 
한컴은 이미 한컴오피스와 AI 대부분에 대한 모듈화 작업을 완료하고 SDK로 구성했다. 해당 SDK를 국내에선 삼성SDS,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과 구축한 협력체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자사가 최대주주인 케이단모바일(Kdan Mobile)을 구심점으로 SDK를 공급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르게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컴은 2022년부터 기술들의 SDK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GPT스토어는 글로벌 확장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서작성 관련 SDK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 요인이다. 특히 한컴의 AI를 활용한 지능형 문서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는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적용된 스크립트 기술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초거대언어모델(LLM)로 의도를 분석해 챗봇을 연계한 문서작성 기법이다. 대다수의 GPT스토어 앱이 챗봇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술은 향후 핵심 기술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올 상반기 베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컴은 현재 GPT스토어에 더미SDK를 올려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경량화 버전의 SDK를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클립소프트 인수, AI 스타트업인 포티투마루에 지분 투자 등을 잇달아 단행했다. 클립소프트는 국내 민원24의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활용되는 리포팅 툴을 보유한 업체다. 포티투마루는 프라이빗 LLM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을 보유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향후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고객·산업별 사업 체계에 맞춘 자동화 업무를 수행하는 한컴만의 지능형 자동화(IA)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방향을 전했다.